일본과 80번째 라이벌 대결에서 0대3으로 완패한 뒤 축구대표팀의 주장 김영권은 "일본이 더 나은 팀이었다"며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오늘의 일본은 굉장히 좋은 팀이었다”
‘숙적’의 안방에서 당한 0대3 완패. 결국 선수단을 대표하는 주장마저 고개를 떨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 0대3으로 패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우려에도 10년 만에 성사된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이라 온전한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내용과 결과는 분명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일본에 압도당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참사’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결국 경기장 위의 선수들도, 벤치에 앉았던 코칭스태프도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국 축구의 처참한 오늘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비대면 방식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주장 김영권(감바 오사카)은 잔뜩 풀이 죽은 듯했다.
그는 “우리가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며 “경기에서 진 부분은 굉장히 아쉽지만 경기력이 일본보다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예상했던 만큼 일본의 경기력이 좋았다. 일본스럽게 패스로 풀어 나오는 것도 예상했지만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쉽게 막지 못했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단단했고 우리는 그걸 막는 것이 험난했다. 오늘의 일본은 굉장히 좋은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시국이지만 몸 상태가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는 김영권은 “현재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며 “일본이 유기적으로 좋은 움직임과 수비 사이에서 공을 받는 움직임이 좋았다. 준비 기간이 짧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우리 선수들 사이에)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예상했던 일본 선수의 움직임을 더 잘 막았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경기력 면에서의 패배를 인정한 김영권은 과거 한일전과 달랐던 부족한 투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나부터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갔지만 경기장 안에서 발생한 상황 등 여러 면에서 우리가 힘들고 부족했다. 더 투지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