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에서 키움 신인 투수 장재영이 3 대 1의 승리를 마무리하며 세이브를 올린 뒤 미소 짓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iso64@yna.co.kr
프로야구 키움 우완 장재영(19)은 올 시즌 가장 기대를 받는 신인이다.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러브콜을 고사하고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계약금인 9억 원을 받고 키움에 입단한 슈퍼 루키다.
이미 장재영은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광속구로 주목을 받았다. KBO 리그 시범 경기에서도 시속 150km가 넘는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물론 지난 21일 KBO 리그 첫 공식 경기인 롯데와 시범 경기에서는 진땀을 빼긴 했다. 장재영은 6회 등판해 ⅔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에 의한 실점이 있었지만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하는 등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6일 NC와 창원 원정에서도 장재영은 7회 등판,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했다.
그런 장재영은 지난 28일 마침내 진가를 발휘했다. KIA와 광주 원정에서 9회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3 대 1 승리를 지켜 첫 세이브를 따냈다. 최고 시속은 151km로 속도는 줄었지만 제구가 좋아졌고, 130km대 커브 등 변화구가 예리했다.
장재영은 다른 팀에서도 요주의 인물이다. 특히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 코리 시거와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MLB 젊은 스타들을 키워낸 한화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도 장재영을 눈여겨보고 있다.
MLB 젊은 거포들을 키워내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화 조니 워싱턴 코치. 한화 이글스
워싱턴 코치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예정된 키움과 시범 경기에 앞선 인터뷰에서 "KBO 리그에서 인상적인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워싱턴 코치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워싱턴 코치는 "몇몇 선수가 인상 깊었지만 공격에서는 두산 김재환, 투수는 장재영"이라고 답했다. 한화는 두산과는 시범 경기를 두 차례 치렀다. 직접 김재환의 플레이를 봤던 워싱턴 코치는 "이미 유명한 선수라는 걸 알고 왔다"면서 "스윙이 굉장히 좋더라"라고 호평했다. 김재환은 2018년 정규 시즌 MVP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타자다.
다만 워싱턴 코치는 투수는 신인 장재영을 꼽았다. 한화는 키움과 시범 경기에 앞서 이달 초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장재영은 6일 6회말 4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다른 프로 팀을 처음 상대한 경기. 최고 구속은 155km를 찍었다.
그럼에도 장재영의 투구는 워싱턴 코치에게 인상적이었다. 워싱턴 코치는 "좋은 속구와 변화구를 던진다"고 호평했다. 지금 성적보다는 향후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모양새다.
장재영은 키움은 물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이다. 당장 키움은 마무리 조상우가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상황. 불펜에서 힘을 내줘야 할 장재영이다. 또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예비 명단 154명 안에도 들었다. 물론 24명 최종 명단에 들지는 미지수지만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가능성은 있다.
MLB 명 코치도 주목한 대형 신인 장재영. 과연 올 시즌 키움이 장재영을 어떻게 키워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