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발 황사로 미세먼지가 자욱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전경. 대전=노컷뉴스
KBO 리그 한화-키움의 시범 경기가 예정된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경기 전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전날 경기가 미세먼지 악화로 취소된 데 대해 놀라움과 함께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날 경기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미세먼지 규정에 따라 취소됐다. 초미세먼지 150㎍/㎥ 또는 미세먼지 300㎍/㎥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구단 경기 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전날 경기장 인근 미세먼지 수치는 대전 중구는 미세먼지 수치가 750㎍/m³, 초미세먼지도 100㎍/m³을 넘었다. 박종훈 경기 감독관은 이에 따라 경기 시작 30여분 전 경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대구 삼성-두산, 광주 KIA-kt의 시범 경기도 미세먼지 악화로 취소됐다.
수베로 감독은 "미세먼지 악화로 경기 취소가 된 것은 처음 본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베네수엘라 출신은 수베로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및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첫 경험이라 혼란도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미세먼지 규정을 몰랐다"면서 "계속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실수를 할 뻔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그러나 나중에 배경을 알고 경기 취소에 동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쉬움이 남는다. 수베로 감독은 "개막 엔트리를 결정해야 하는데 우천 취소도 있었고 오늘도 취소되면 많은 경기가 취소된다"면서 "선수를 평가하고 엔트리에 빼고 넣는 작업에 제약이 생긴다"고 말했다. 상대팀인 키움 홍원기 감독도 전날 경기 취소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오전도 대전 중구는 미세먼지 수치가 300㎍/m³를 넘은 상황. 오후에도 매우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가 예보돼 있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은 웬만하면 플레이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만 개막 엔트리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 오전 코치진 미팅을 하면서 엔트리를 거의 다 결정했다"면서 "1~2명 정도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포지션이나 타선보다는 1~2명이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 선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누가 내려가도 그 인원은 1군에는 언제든 올릴 수 있는 자원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 3일 kt와 수원 원정 개막전 선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4월 1일에 밝히겠다"면서 "선수들에게도 비공개로 한 상황인데 빨리 발표했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신중을 기했다. 이어 "만약 선발 투수가 바뀌게 되면 대신 들어가는 선수가 '나는 땜빵인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 아직 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