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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감독을 응원하긴 하는데…” 석진욱 감독의 웃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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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감독을 응원하긴 하는데…” 석진욱 감독의 웃픈 사연

    '봄배구' 남은 한 자리 두고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이 경쟁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운동하며 배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왼쪽)과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2020~2021시즌 '봄배구'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싸워야 하는 얄궃은 운명의 상대가 됐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마치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이다.

    OK금융그룹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6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5시즌 만의 ‘봄배구’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하기 위해 OK금융그룹은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에 사로잡힌 OK금융그룹은 첫 세트부터 잔뜩 얼었다.

    코트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석진욱 감독이 크게 호통치는 모습도 나왔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2일 열릴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준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석진욱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을 못 이겼다. 시작하면서부터 엇박자가 났다. 우리 스타일대로 하자고 했는데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며 “팬들이 즐겁게 경기를 보고 배구 인기가 올라가길 바라는데 오늘처럼 경기하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아쉬워했다.

    비록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아직 OK금융그룹은 ‘봄배구’ 희망이 남았다. 5위 한국전력이 2위 우리카드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승점을 얻지 못하면 5시즌 만에 성사된 준플레이오프에 3위 KB손해보험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석진욱 감독은 “경기력이 좋아서 내일 결과를 기다리면 좋은데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기다리는 것도 미안하다”며 “고생한 장 감독을 응원하긴 해야 할 텐데 상황이 조금 웃기게 됐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사실 석진욱 감독과 장병철 감독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함께 인천 주안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 고교 시절까지 함께 운동한 절친이다. 인하부중, 인하부고를 거치며 한 팀으로 활약했고, 대학만 최태웅 감독과 석진욱 감독이 한양대, 장병철 감독이 성균관대로 진학했고, 다시 삼성화재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 했다.

    이번 시즌 강도 높은 선수단 리빌딩에 나선 현대캐피탈이 일찌감치 ‘봄배구’ 경쟁에서 탈락한 가운데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석진욱과 장병철 두 친구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 셈이다. 그러니 석진욱 감독은 자신이 ‘봄배구’에 가기 위해 친한 친구의 무기력한 패배를 기다려야 하는 만큼 마음 편하게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를 지켜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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