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성우와 조성원 감독. KBL 제공
"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버리게 만들어야죠."
LG는 일찌감치 최하위를 확정했다. 게다가 4연패 늪에 빠졌다. 이미 순위 경쟁을 끝낸 1~6위, 7위를 놓고 다투는 3개 팀과 달리 사실상 마지막 현대모비스전은 큰 의미를 두기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지는 습관을 버릴 필요가 있었다. LG 조성원 감독은 6일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어차피 농구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다. 연패 기간 동안 젊은 선수 위주로 했고, 져도 큰 수확이 있었다"면서 "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버리게 만들어야 한다. 패배 의식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이를 악물고 뛰었다. 현대모비스가 살짝 힘을 뺀 것도 있지만, 조성원 감독의 바람대로 젊은 선수들의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LG는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81대76으로 격파했다. LG는 19승35패, 현대모비스는 32승22패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1쿼터부터 정성우가 현대모비스 이현민, 서명진을 괴롭혔다. 공격과 수비에서 2위 팀 가드진을 압도했다. 시즌 동안 공격 롤이 없었던 최승욱도 자신있게 슛을 던졌고, 박정현도 골밑에서 힘을 보탰다. 2쿼터까지 44대33, 10점 차로 앞섰다.
현대모비스도 2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3쿼터 루키 이우석이 10점을 올리면서 LG를 추격했다. 4쿼터에서도 이우석의 득점을 앞세워 LG를 압박했고, 종료 6분42초 전 숀 롱의 덩크로 65대65가 됐다.
하지만 LG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캐디 라렌의 골밑 득점과 3점, 이어진 정성우의 3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이후 라렌과 박정현, 정성우가 득점을 올리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7위 경쟁에서는 삼성이 웃었다. 공동 7위였던 삼성과 DB, SK가 모두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3개 팀 간 상대 전적에서 삼성(7승5패)이 DB(6승6패), SK(5승7패)를 앞섰다. 이후 SK와 DB는 3승3패로 맞물렸지만, 득실차에서 SK가 5점 앞서며 8위 SK, 9위 DB로 순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