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3회 초 2사 만루 상황 롯데 4번 이대호가 홈런을 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image@yna.co.kr(끝) 연합뉴스
롯데 이대호(39)가 후련한 한 방을 날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전 회장으로서 송사에 휘말렸던 이대호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부담을 훌훌 털었다. 그게 팀의 첫 승을 이끈 통렬한 만루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대호는 6일 경남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원정에서 5타수 3안타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회 시즌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이대호는 5회도 적시타를 때려내며 10 대 5 승리의 발판을 놨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대호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선수협 회장이었던 이대호와 선수협 김태현 전 사무총장, 오동현 고문 변호사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형사 고발이 불송치 결정이 났다는 것.
오 변호사는 7일 "서초경찰서에서 지난달 31일자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면서 "통지서가 어제 송달됐다"고 전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수사를 전면적으로 맡는 시스템이 됐다"면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수사한 결과 혐의가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대표 박지훈 변호사)은 지난해 12월 15일 선수협 이대호 전 회장과 김 전 총장, 오 변호사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이대호 전 회장과 김태현 전 사무총장은 보수 및 판공비 부정 수령으로 업무상 배임죄 및 횡령죄가 성립된다"면서 "오동현 고문 변호사는 자신이 알선한 김태현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8800만 원의 고액을 받고 회계 감사를 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이대호는 회장 판공비를 기존 24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인상해 개인 계좌로 입금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대호가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장은 월 250만 원씩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 받아 증빙 자료 없이 사용한 점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사과하고 회장에서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이대호는 사실상 업무상 배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은 받은 셈이다.
심적 부담을 털자 경기에서도 힘을 낸 모양새다. 오 변호사는 "어제 경기 전 이대호와 통화했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불송치 결정을 듣고 풀어졌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대호는 경기 후 구단을 통해 "팀의 첫 승이고 개인 첫 홈런이 팀의 승리로 이어져 기분좋다"면서 "올 시즌은 빠른 시일 내에 첫 홈런이 나왔는데 시작이 좋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오 변호사는 "법률 및 회계 감사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왜곡된 주장을 펴는 야구 관계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 형사 고소를 포함한 모든 수단의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과 운동을 상대로 무고와 명예 훼손 등으로 형사 고소한 상태"라면서 "현재 경찰 사이버팀에서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또 "절대 선처나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