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정현. KBL 제공
"10순위든, 2라운드든 똑같은 위치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LG 박정현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다수의 감독들이 드래프트를 앞두고 "박정현을 뽑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1순위라는 부담은 꽤 컸다. 데뷔 첫 시즌 20경기에서 고작 평균 7분54초만 뛰었다. 2.2점 2리바운드가 박정현의 루키 시즌 성적표였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도 2라운드 신인 김훈(DB)에게 내줬다.
감독 교체 후 시작한 두 번째 시즌. 부상으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첫 시즌과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기록은 두 배가 됐다. 30경기 평균 14분55초를 소화하면서 4.7점 3.6리바운드를 찍었다.
박정현은 지난 6일 현대모비스와 2020-2021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부상을 당한 뒤 몸 관리를 꾸준하게 했다. 언제 기회를 얻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잘 만들었다"면서 "복귀 후 두 경기는 경기 감각이 없어서 쉬운 슛도 놓치고 했는데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LG 조성원 감독은 시즌 막판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정해원, 이광진 등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었다. 박정현은 "자극이라기보다 모두 열심히 해서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과 싸움이라 생각하고 운동만 했다"고 강조했다.
조성원 감독의 존재는 박정현에게는 큰 힘이다. 조성원 감독의 칭찬 덕분에 지난 시즌에 비해 자존감이 올라갔다.
박정현은 "지난 시즌은 농구를 하면서 가장 자존감이 낮았던 시기"라면서 "실력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지만, 이번 시즌 더 많은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자존감 차이다. 감독님께서 많이 끌어올려주셨다. 기가 죽어있었는데 살려주셨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1순위라는 부담감을 떨치는 것. 조성원 감독도 "박정현은 아직 1순위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현도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많이 내려놨다. 10순위든, 2라운드든 프로에서는 똑같은 위치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순번으로 왔는데 보여준 것이 없어 아쉽다.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 1년 먼저 온 박준영(KT)도 못한다고 했는데 이번 시즌 잘했다. 누군가의 평가에 무너지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