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팀 기둥 이승현(오른쪽)이 부상으로 10일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결장하는 가운데 2년 후배인 이종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KBL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의 키 포인트는 오리온의 기둥 이승현(29·197cm)이다. 부상 중인 이승현의 공백을 오리온이 어떻게 메우느냐, 전자랜드는 어떻게 파고 드느냐에 달렸다.
이승현은 지난 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4쿼터 때 착지 도중 상대 발을 밟고 왼발목을 다쳤다. 오리온은 다음 날 "이승현이 왼발목 전거비 인대 파열과 내측 골멍 진단을 받았다"면서 2~4주 정도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올 시즌 이승현은 평균 32분 가까이 뛰며 11.8점 5.6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 외인 수비도 맡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마당쇠로 기록 외적인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오른 이승현은 오리온의 수호신으로 불린다.
6강 PO에서 맞붙을 전자랜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가드 김낙현은 PO 미디어 데이에서 "이빨빠진고양"이라는 도발적인 6글자 출사표를 던졌다. "이승현의 부상 이탈로 오리온이 큰 타격이지 않나 싶다"면서 "우리가 준비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물론 전자랜드도 베테랑 가드 정영삼과 주전 골밑 자원인 이대헌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이대헌은 이승현과 동갑에 신장도 같다. 올 시즌 평균 12.7점, 4.5리바운드 1.6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이승현처럼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미디어 데이에서 "두 선수가 1차전부터 해보겠다고 준비하는 상황"이라면서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간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도 막중한 만큼 그들을 믿고 가면 더 큰 높은 곳을 보며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오리온은 또 다른 빅맨인 이종현(27·203cm)이 해줘야 한다. 고려대 시절 2년 선배인 이승현과 막강 트윈 타워를 이뤘던 이종현이 공백을 메워줘야 승산이 있다. 지난해 11월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전격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종현은 시즌 평균 11분44초를 뛰며 2.9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종현은 그러나 신인이던 2016-2017시즌 평균 10.5점 8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기본적으로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도 미디어 데이에서 기대하고 있는 선수를 묻자 "본인 입으로 수호신 보좌관이라고 했으면 제대로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승현의 보좌관임을 자처한 이종현을 가리킨 말이다.
과연 이종현이 영혼의 단짝 이종현의 공백을 메워 보좌관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두 팀의 6강 PO 1차전은 10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