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강타선을 상대로 역투하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통산 60승 고지를 밟은 '괴물' 류현진(34·토론토). 1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6⅔이닝 7탈삼진 4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 쾌투를 펼쳤다.
팀이 7 대 3으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서 2경기에서 호투를 하고도 1패만을 안았던 류현진의 승리였다.
특히 MLB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양키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 값졌다. D.J. 러메이휴, 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 애런 힉스 등이 버틴 양키스는 류현진의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에 나가떨어졌다.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서 휘어져 들어오는 낙차 큰 커브와 우타자 몸쪽으로 꺾이는 컷 패스트볼(커터), 반대로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구사해 양키스를 요리했다. 1회 러메이휴에 아쉬운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스탠튼을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로 잡아냈다.
2회도 힉스의 탈삼진 장면이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보더라인을 찍은 커브와 커터로 힉스를 혼란스럽게 한 뒤 체인지업으로 유유히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워낙 류현진의 제구력이 빼어나니 양키스 더그아웃에서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3회 류현진이 선두 타자 지오 우르쉴라를 상대로 던진 낮은 커브가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을 때였다. 4회 러메이휴는 낮은 직구에 삼진이 되자 화를 냈고,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이 뛰어나와 심판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도, 심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 1사에서 삼진을 당한 클린트 프레이저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경기 중후반 심판이 양키스의 격노에 영향을 받았는지 스트라이크존이 살짝 흔들렸다. 초반 잡아줬던 바깥쪽 커브와 몸쪽 속구가 볼이 됐다. 류현진은 5회 1사 1루, 6회 2사 1, 2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당황한 기색 없이 후속 타자들을 모두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7회 상대 4번 타자 게리 산체스의 3루 송구 실책 출루와 힉스의 2루타로 2, 3루에 몰린 류현진은 루그네드 오도어의 땅볼 때 첫 실점했다. 그러나 실책에 의한 실점으로 비자책점이었다.
6 대 1로 7회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되면서 승리 요건을 챙겼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정신을 차린 양키스 타선은 8회 2점을 냈지만 역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제구력은 MLB 정상급이다. 9이닝당 볼넷 허용에서 0.95개로 전체 2위다. 19이닝 동안 2개의 볼넷만 내줘 11이닝 동안 1개를 내준 맷 슈메이커(미네소타) 다음이다. 류현진의 칼날 제구에 혼쭐이 난 양키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