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주전 가드 서명진. KBL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2연패를 당하며 벼랑에 몰린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KGC인삼공사와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졌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2차전에서 71 대 73 석패를 안았다. 22일 1차전 67 대 75 패배까지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1차전에서는 상대 제러드 설린저가 워낙 펄펄 날았다. 40분을 뛰며 40점 13리바운드를 올린 설린저는 승부처 4쿼터에만 무려 21점을 퍼부으며 경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너무 잘 해서) 반칙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농담했을 정도.
하지만 2차전에서 현대모비스는 설린저 수비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설린저는 40분을 뛰었지만 득점이 21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현대모비스로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경기도 접전이 이어졌다. 전반 센터 장재석을 중심으로 40 대 39로 앞섰다. 후반에도 인삼공사의 반격이 이어졌지만 시소 게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이번에는 인삼공사의 가드진에 당했다. 인삼공사는 설린저가 막히자 이재도가 재치 있는 돌파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3쿼터에만 8점을 집중시켰다. 현대모비스 가드진은 스크린은 교묘히 이용하는 이재도의 영리한 플레이를 막지 못했다. 3쿼터 현대모비스는 54 대 58 역전을 허용했다.
인삼공사 가드 이재도가 24일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이현민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 울산=KBL
4쿼터에는 승부처에서 인삼공사 가드 변준형의 수비가 빛났다. 62 대 60으로 앞선 종료 6분 37초 전 서명진의 공을 뒤에서 가로챘다. 이어진 속공에서 이재도가 통렬한 3점포를 꽂으며 5점 차 리드를 벌렸다.
현대모비스 가드진은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실책이 나왔다. 이현민이 상대 센터 오세근에게 공을 빼앗긴 것. 속공 상황에서 문성곤의 시원한 투핸드 덩크가 나오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내줬다. 유 감독은 "여기서 7점 차로 벌어진 게 아쉬웠다"고 경기 후 입맛을 다셨다.
인삼공사는 이날 이재도가 15점, 문성곤도 7점을 올렸다. 변준형은 2점에 머물렀지만 알토란 도움 4개와 결정적인 가로채기로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3년 차 고졸 가드 서명진이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하며 맹활약했다. 정규 시즌 평균 8.3점 4.5도움 2.4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2위 도약을 이끌었다. 서명진을 38살의 노장 이현민이 4.3점 4.1도움으로 거들며 관록을 보였다.
하지만 20대 중후반 전성기에 접어든 인삼공사 가드진에 살짝 밀리는 모양새다. 이재도 역시 2차전 뒤 "변준형과 전성현, 문성곤까지 앞에서 기량은 몰라도 에너지와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신구 조화를 이뤘던 현대모비스의 가드진. 절정의 경기력을 펼치고 있는 인삼공사의 가드진에 맞서 반격의 돌파구를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