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X무시, 발라버려?" 누가 용진이 형 좀 말려줘요

야구

    "X무시, 발라버려?" 누가 용진이 형 좀 말려줘요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SSG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공개한 모습.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야구 신생팀 SSG 구단주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적극적인 행보로 팬들의 관심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쳐 도를 넘어선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27일 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클럽 하우스'에 등장해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28일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 부회장의 발언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서 정 부회장은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했다. 유통 라이벌 롯데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키움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의 전신 넥센 시절 히어로즈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었는데 (히어로즈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안 팔았다"고 폭로했다. 비속어를 써가며 비사를 털어놓은 것이다.

    이어 정 부회장은 "(키움이) 우리(SSG)에 졌을 때 XXX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과는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감정의 앙금을 드러냈다. SSG는 지난 23∼25일 키움과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이룬 바 있다.

    이런 정 부회장의 발언들은 충분히 논란을 낳을 여지가 있다. 히어로즈 야구단과 인수 협상이 결렬된 상황을 굳이 밝혀야 했느냐는 점이다. SSG는 이미 SK 야구단을 인수해 새롭게 KBO 리그의 멤버로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이 히어로즈를 인수하려 했는데 결렬돼서 SK를 차선책으로 삼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왼쪽)와 민경삼 신세계 야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한형 기자

     

    자칫 SK가 혹시라도 히어로즈보다 못하다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감정의 앙금이 남았더라도 구단주라면 신중하게 발언을 했어야 했다.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 부회장이라면 더욱 진중한 태도를 취했어야 했다. 더욱이 비속어를 섞어가며 감정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구단주의 위상을 스스로 헤쳤다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에 의욕을 보이고 SK 야구단을 전격 인수했다. 지난 4일 롯데와 홈 개막전을 직관하면서 수훈 선수에게 '용진이형 상'을 주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 정 부회장이 SNS에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까지는 프로야구 판에 라이벌을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도발로 볼 만했다. 또 정 부회장은 SSG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올리는 등 구단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하지만 히어로즈 구단 인수와 관련한 발언들은 선을 넘었다. 구단주의 품격을 헤치는 비속어 사용은 부차적인 문제다. KBO 리그의 엄연한 가맹체인 다른 구단과 물밑 협상을 먼저 폭로하고 비난하는 일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하는 행위다. 여기에 키움을 향해 감정이 섞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건전한 경쟁이 아닌 인수 실패의 후유증이 담긴 유치한 넋두리에 불과하다.

    SNS를 통해 인풀루언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정 부회장. 그러나 잇딴 돌출 발언으로 신생팀 SSG의 행보에 쓱 방해를 놓고 있는 모양새다. '용진이 형'의 광폭 행보를 막아줄 그룹 내 인사들은 없는 걸까.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