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좌완 에이스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애틀랜타를 상대로 칼날 제구력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올해 첫 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류현진은 13일(한국 시각) 미국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탈삼진 5피안타 1볼넷 1실점 쾌투를 펼쳤다. 팀이 2 대 1로 앞선 7회말까지 던져 승리 요건을 채운 뒤 8회초 1사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을 3.31에서 2.95까지 낮췄다. 투구 수 94개로 경제적이었고, 스트라이크도 63개로 이상적이었다. 토론토가 4 대 1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시즌 3승째(2패)를 거뒀다. 지난 7일 오클랜드와 원정까지 시즌 첫 2연승이다.
오클랜드 원정의 아쉬움도 시원하게 털었다. 당시 류현진은 오른 둔부 근육통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가 복귀했다. 비록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5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살짝 부진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제구에 문제가 있었는데 다시 연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괴물답게 류현진은 자신의 다짐을 이뤘다.
이날 특유의 칼날 제구력이 살아났다. 류현진은 이날 스트라이크 존 좌우는 물론 높낮이까지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포심과 컷 패스트볼에 상대적으로 느린 체인지업과 커브로 속도까지 능숙하게 조절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출발부터 좋았다. 류현진은 1회말 MLB 전체 홈런 1위(11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최근 주무기인 시속 134km 컷 패스트볼(커터)에 방망이가 돌았다. 프레디 프리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마르셀 오수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중전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오지 앨비스를 포심 패스트볼로 3루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는 삼자 범퇴를 이뤄냈다. 류현진은 오스틴 라일리를 체인지업으로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댄스비 스완슨과 8구 접전 끝에 시속 144km 직구로 얼렸다. 우타자 몸쪽 낮은 보더라인을 찍는 공을 스완슨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윌리엄 콘트라레스 역시 류현진의 127km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3회도 순항했다. 류현진은 크리스티안 파체를 시속 132km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상대 좌완 선발 맥스 프리드에게 커터가 몰리면서 우전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아쿠냐 주니어를 이번에는 129km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프리먼 역시 바깥쪽으로 흐르는 120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도 비슷했다. 류현진은 첫 타자 오수나를 커터로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앨비스에게는 이날 가장 빠른 146km 직구를 던졌는데 약간 먹힌 타구가 우전 안타가 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라일리를 커터, 스완슨을 체인지업으로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첫 타자 콘트라레스에게 던진 3구째 시속 126km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월 1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간 실투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파체와 프리드를 직구로 각각 3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심판의 석연찮은 볼 판정으로 아쿠냐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강타자 프리먼을 시속 145km 바깥쪽 꽉 찬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에이스의 호투에 상대 프리드에 막혔던 토론토 타선도 6회초 힘을 냈다. 선두 타자 캐번 비지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에서 류현진의 헛스윙 삼진 때 과감히 2루를 훔쳤다. 2사 2루에서 마커스 시미언이 좌익수 쪽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6회말 류현진도 화답했다. 첫 타자 오수나를 풀 카운트 끝에 커터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류현진은 앨비스도 체인지업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2사에서 라일리에게 체인지업을 공략 당해 좌선상 2루타를 내줬으나 스완슨에게 몸쪽 커터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7회 기어이 역전을 이뤄냈다.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바뀐 투수 루크 잭슨에게 우중월 1점 홈런을 뽑아낸 것.
2 대 1 리드를 안은 류현진은 7회말에도 등판했다. 홈런을 내줬던 콘트라레스를 커터로 중견수 뜬공 처리한 류현진은 파체도 체인지업으로 2루 뜬공을 유도했다. 대타 에이르 아드리안자도 직구를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4번 타자 에르난데스는 9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까지 날려 축포를 터뜨렸다. 인터리그 경기로 모처럼 내셔널리그(NL) 방식으로 타석에 나선 류현진은 3회와 6회 모두 삼진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