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일본 지도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해 논란을 빚고 있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일본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홈페이지 내 자국 영토에 독도를 표시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수용하기 어려운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대한체육회는 지난 1일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내 독도 표기와 관련해 IOC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명의의 서한으로 이미 문체부와 체육회는 지난달 24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도 독도 표기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IOC는 9일 만에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체육회 관계자는 1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IOC의 답변에는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는 지정학적 표시일 뿐 정치적 선전이 아니다'는 내용으로 답이 왔다"고 밝혔다.
사실상 IOC가 일본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장방관은 지난 2일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 상의 독도 표기에 대해 "객관적 표기를 한 것이라고 조직위가 설명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항의에 대해서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거나 국제법상으로 명백한 일본 고유 영토"라고 일축한 바 있다.
IOC의 이와 같은 처사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와 비교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의 한반도기에 독도가 표기된 점에 항의했고, IOC는 독도 삭제를 권고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똑같은 사안에 IOC가 완전히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모양새다. IOC의 올림픽 헌장에는 '올림픽이 열리는 그 어떤 공간에서도 정치·종교·인종적 차별에 대한 선전 활동은 금지한다'고 돼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10일 문체부 황희 장관 명의로 IOC 위원장에게 중재 촉구 서한을 다시 보냈다. IOC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치권에서는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출전한다면 선수들이 독도가 당당히 표기된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