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시작한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남북한 초소가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모습. 연합뉴스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이 26일 종료됐다. 북한은 훈련 종료일에도 우리민족끼리 등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훈련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고, 남북연락채널 개시통화에도 응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비난하던 한미연합훈련이 이제 끝난 만큼 북한의 향후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군사적 도발 여부이다. 북한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반발 담화에도 불구하고 일단 이번 연합훈련기간에 북한의 하계 군사훈련을 제외하고 별다른 군사적 동향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의 경우 종료 3일 뒤인 3월 21일 북한은 순항 미사일 두 발을 해상에 발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김여정의 반발 담화와 함께 끊긴 남북연락채널이 다시 복원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훈련기간에 통신선을 끊었다가 이후에 재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되자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 통화를 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지난 2009년 3월 9일 한미합동 '키리졸브' 훈련의 경우 북한은 개성공단으로 가는 경의선 육로 차단과 함께 통신선을 끊었다가 한미훈련이 끝난 다음 날 군 통신선을 정상화했다.
다만 2009년은 개성공단이 가동 중이어서 공단운영을 위해서는 통신선 복원이 불가피했으나, 지금은 공단이 폐쇄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게다가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안보위기까지 거론하며 위협한 김여정과 김영철 담화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실어 일반 주민들에게도 공개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은 한미훈련이 끝났다고 해서 일정한 명분 없이 남측의 통화에 바로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온다.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착륙한 모습. 연합뉴스반면 통신연락선 연결 자체는 기술적인 의미가 큰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남측의 통화에 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통신선 연결 자체는 간단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통화에 응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면서 "하지만 김여정·김영철 담화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그냥 넘어가기 보다는 저강도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뒤 북한이 27일, 또는 다음 주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가 향후 국면의 중요 고비가 될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훈련 종료 이후 북한의 태도나 반응에 대해 현 시점에서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북한이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 동안 정기통화 시도를 계속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식의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16차 전원회의 개최한 모습. 연합뉴스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오는 9월 28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5차 회의 소집을 결정하는 등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5차 회의에서는 시·군 발전법, 청년교양보장법 채택과 인민경제계획법 수정보충(개정)과 관련한 문제, 재자원화법 집행·검열·감독 정형과 관련한 문제, 조직(인사) 문제를 토의 한다"고 보도했다.
이 중 청년교양보장법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이어 청년층만을 대상으로 사상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법을 새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