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방역체계를 전환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11월 1일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내일 일상 회복 이행계획 최종안을 발표한다. 지난 25일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기 위한 3단계 이행계획 '로드맵' 초안을 공개한 데 이어 확정안을 내놓는 것이다.
6주 간격의 '로드맵' 1단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의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친구와 가족 등 사적 모임은 10명까지 허용된다. 2단계가 적용되는 12월 중순부터는 대규모 행사 관람도 가능하고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상황에 따라 벗을 수 있게 된다. 마지막 3단계인 내년 1월 말쯤에는 사적 모임 제한이 완전히 없어진다. 그야말로 일상복귀를 위한 시도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무려 21개월 만의 일이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불과 사흘여 앞둔 28일, 신규 확진자는 2111명으로 20일 만에 다시 2천 명대로 올라섰다. 이한형 기자다만 '위드 코로나' 전환을 불과 사흘여 앞둔 현재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2천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위력이 여전해 걱정스럽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111명으로 20일 만에 다시 2천 명대로 올라섰다. 이러한 증가세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앞두고 지난 18일부터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수도권 8명, 비수도권 10명 등으로 늘리는 등 방역수칙이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역 긴장감이 다소 이완되면서 모임과 이동량이 증가한 탓이기도 하다. 여기에 단풍 절정시기인 이번 주말과 핼러윈데이인 31일을 맞아 각종 행사와 모임 등으로 감염 전파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28일 0시 기준 접종 완료율은 72.0%, 1차 접종률은 79.8%로 접종 완료율과 1차 접종률이 엇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왔다. 특히 신규 접종 완료자 수는 지난 26일 27만8천 명에 이어 전날에도 25만5616명 늘어나는 등 하루에 20~30만명 가량씩 늘고 있다. 물론, 기저질환이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아직 1차 접종조차 하지 않은 인구도 1천만 명이 넘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7일 오후 보건소 관계자들이 핼러윈을 앞두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카페거리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국내 평균 치명률은 0.78%로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고, 위중증 환자도 총 345명으로 전날보다 불과 4명 늘었다. 지금 상황은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느슨해지고 있는 방역 긴장감을 꾸준한 백신 접종이 커버해 주는 분위기다.
문제는 다음주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완화된 방역조치로 초심마저 버리고 방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해외 국가들 가운데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영국은 위드 코로나 이후 하루 5만 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또, 싱가포르는 백신접종 완료율이 84%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하루 확진자가 5천명 이상 발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향해 가는 지금, 예고된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백신 접종률과 부스터 샷을 계속 늘려나가는 등 보다 촘촘하고 세밀한 방역체계가 요구된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에서 손을 잡은 연인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 연합뉴스'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방역체계에서는 단순 확진자 증가보다는 중증 환자와 치명률을 관리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린다.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이후 확진자가 늘었으나 지난 27일 기준으로 확진자 9만203명 가운데 98.7%가 무증상 또는 경증이다. 그렇다고 '위드 코로나' 시대 확진자 급증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느슨해진 방역 체계로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치명률이 높아지거나 돌파감염이 빈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고된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백신 접종률과 부스터 샷을 계속 늘려나가는 등 보다 촘촘하고 세밀한 방역체계가 요구된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올 때까지 고약한 병균의 활동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