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드니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사이먼 크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이사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현지 핵심 광물 생산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 등 미래산업에 필요한 희토류,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 다변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 참석해 "(한국과 호주) 두 나라가 신뢰를 갖고 굳게 손 잡는다면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간 핵심광물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날은 호주 기업인들과의 자리를 마련, '핵심 광물 공급망' 행보를 이어간 셈이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어제 스콧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업무협정)를 체결했다"고 소개하며 "광물의 탐사개발·생산은 물론, 광산 재해관리까지 자원개발 전주기에 걸쳐 협력하고 인적교류 기술개발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점 중요해지는 호주 위상…핵심 공물 공급선 다변화 행보 나서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63%, 텅스텐 83% 등 해당 분야의 압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탄소중립 가속화로 핵심 광물의 공급선 대변화가 경제, 안보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중요성은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호주에게 이미 전체 광물 수입 절반 가까이를 공급받고 있다. 또 호주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리튬, 코발트의 매장량은 2위, 희토류는 6위에 달한다. 문 대통령이 호주를 찾아 핵심 광물에 대한 기업들과의 간담회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앞으로 20년 간 리튬은 42배, 흑연 25배, 코발트 21배, 희토류 7배 등 핵심 광물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카디라벡 코발트 블루 대표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간담회에는 희토류 생산업체인 ASM의 이안 갠덜(Ian Gandel) 의장, 니켈·코발트를 생산하는 QPM 스티븐 그로콧(Stephen Grocott) 대표이사, 코발트블루의 조 카디라벡(Joe Kaderavek)대표이사, 광물 자원 분야 컨설팅 전문업체 PwC 톰 시모어(Tom Seymour) 호주 대표이사 등 호주의 핵심광물 관련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1978년 설립된 대표적인 한-호 양국 기업인 간 협력 협의체인 한-호주경제협력위원회(AKBC) 이몬 크린(Simon Crean)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우리 정부를 대표해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영숙 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호주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 호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광물, 방산 등 협력 강화 신호탄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오늘 기업인들이 제시하는 좋은 의견을 호주 정부와 함께 나누고 실질적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두 나라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시작으로 상생·번영의 미래로 더 힘차게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호주경제협력위원회(AKBC) 사이몬 크린 의장은 "저희 회원사들은 양국 정부 간 연계에 대해서 대단히 고무돼 있다.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서 특히 강화됐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있었던 핵심광물 공급망 MOU 체결, 그리고 호주의 수출 신용기관과 한국의 무역보험공사 간의 MOU 체결 의향 발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진정으로 (공급망) 위험을 완화 하려면 투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산·학 간 적극적 협력과 참여가 없다면 우리의 공급망은 환경과 지정학적 위험에 취약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주 주총독 관저에서 열린 마가렛 비즐리 주총독 내외 주최 오찬에 참석해 비즐리 주총독, 도미닉 페로테 주총리 등과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주 주총독 관저에서 마가렛 비즐리(Margaret Beazley) 주총독 내외와 도미닉 페로테(Dominic Perrottet) 주총리 내외와 오찬을 가졌다. 이 지역은 호주 경제의 핵심 지역으로 한국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계 증진과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한 실질 협력 강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양국은 오는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국인에 대해 무격리 입국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시드니에서 오전 호주 의회 야당인 노동당 앤소니 노만 알바니즈(Anthony Norman Albanese) 대표를 접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호주 한인 동포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