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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무관심 속 지구를 근접 통과한 소행성 '1994 P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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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무관심 속 지구를 근접 통과한 소행성 '1994 PC1'

    핵심요약

    롯데타워 높이 2배 크기인 폭 1km로 19일 새벽 지나가
    지름 20m 소행성 지구에 떨어지면 원자폭탄 30배 위력
    NASA "지름 1km 이상 소행성 거의 파악 돼"
    지름 100m 이상 소행성 상당수는 미파악 상태
    소행성 궤도 수정·폭발 등 충돌방지 다양한 실험 중

    한국시간 기준으로 19일 오전 6시51분 폭 1km에 달하는 소행성이 지구를 근접해 지나갔다.
     
    1994년 발견된 이 소행성의 이름은 7482(1994 PC1)로 롯데타워 높이의 2배 정도 크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디디모스에 다가가는 모습을 담은 상상도. NASA 제공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디디모스에 다가가는 모습을 담은 상상도. NASA 제공
    소행성 접근 며칠 전 CNN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인용해 해당 소행성이 지구와 193만km까지 근접하며 지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언론도 CNN의 예고 보도를 간략하게 전했으나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소행성 통과 당시 이런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NASA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으며 향후 200년간 지구와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소행성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궤도가 파악된 것만 그렇다는 의미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소행성 충돌을 다룬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을 봤다. 제목이 '돈 룩 업'(Don't Look Up)으로 "위를 쳐다보지 마" 정도로 직역할 수 있다. 영화는 지구로 접근하는 너비 5~10km의 혜성이 6개월 뒤에 지구와 정면충돌할 것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혜성을 최초로 발견한 대학원생과 천문학교수는 이 사실을 알리려고 백악관을 방문하고 TV에도 출연하는 등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하고 언론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뿐이다. 게다가 혜성이 품고 있는 희귀광물을 차지하려는 사업가의 욕심까지 끼어들면서 결국 지구와의 충돌을 막지 못한 채 인류는 멸망하게 된다. 무엇보다 충돌 직전까지도 사업가와 결탁한 대통령은 사람들이 현실을 직시 못하도록 "하늘을 쳐다보지 마"(Don't Look Up)라고 선동한다.
     영화 '돈 룩 업' 예고 사진.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캡처영화 '돈 룩 업' 예고 사진.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캡처
    지구에 접근하는 천체 가운데 충돌했을 때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름 1km 이상의 소행성이나 혜성은 거의 파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에 따르면 약 500만개의 소행성과 혜성이 매일 지구로 떨어지는데 크기가 작아 지구 대기권에 부딪히면서 대부분 타서 없어지고 있다. 우리가 '별똥별'이라고 부르는 게 이것이다.
     
    그러나 큰 도시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는 지름 100m가 넘는 소행성들 가운데 상당수는 파악이 안 된 채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7월 지름 50~130m로 추정되는 '2019 OK' 소행성이 지구를 통과하기 직전에야 파악됐다.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약 7만3천km 떨어진 곳을 스치듯 지나갔는데 만약 충돌했다면 80km에 이르는 지역에 피해를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2020년 8월에는 지름 1.8~5.5m의 소행성 '2020QG'가 지구에서 약 3천km 떨어진 상공을 스쳐 지나갔다.
     
    이는 우주 관측 역사상 지구와 가장 근접한 것인데 당시 이 소행성의 접근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으며 소행성이 지구에서 한참 멀어진 후에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6600만 년 전 당시 지구 최상의 포식자였던 공룡을 멸종시킨 것도 지름 10km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기 때문이다.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지면서 발생시킨 엄청난 먼지가 몇 년간 사라지지 않고 햇빛을 차단했고 이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공룡의 멸종을 가져온 것이다.
     
    1908년에는 시베리아에 지름 100m 넘는 소행성이 떨어져 2천k㎡ 규모의 숲이 파괴됐다. 또 2013년에도 지름 20m 크기의 소행성이 러시아에 떨어지다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퍼져나간 운석으로 1천여 명이 다치고 건물 7천개가 파괴됐다. 당시 폭발위력은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30배나 됐다.
     
    이처럼 소행성 충돌은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NASA를 비롯해 과학자들은 충돌을 막을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다트(DART) 프로젝트'로 특수 설계된 우주선을 접근중인 소행성으로 발사해 궤도를 수정시키는 것으로 영화 '돈 룩 업'에서도 이 방법이 등장한다. NASA는 지난해 9월 지구 근접 소행성인 '디디모스'를 돌고 있는 '디모르포스'를 향해 다트 우주선을 발사했는데 내년 9월쯤 충돌해 공전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하게 된다.

    소행성의 궤도를 미리 알고 있다면 우주선을 발사해 궤도 수정에 나서겠지만 소행성이 갑자기 나타나 충돌이 임박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지막 수단은 핵폭탄을 발사해 소행성을 파괴하는 것으로 영화 '아마겟돈'에서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이 방법으로 지구를 구하고 장렬히 전사한다. 침투성 막대를 소행성 길목에 쏘아 올려 소행성의 크기를 쪼개 충격을 줄이거나 인공위성을 소행성 가까이 보내 중력으로 소행성을 잡아당겨 궤도를 수정하는 방법 등도 연구 중이다.
     
    영화 '돈 룩 업'에서처럼 소행성 충돌은 당장 와 닿지 않아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옛날 공룡이 당했던 것처럼 한 순간에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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