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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열흘 전 北 무력시위…우크라 사태 속 美 압박

국방/외교

    대선 열흘 전 北 무력시위…우크라 사태 속 美 압박

    핵심요약

    '화성-12형' 이후 28일만에 재개…단거리 기종이지만 예민한 시점
    유럽에 관심 쏠린 틈에 존재감 확인…남측에도 모종의 메시지
    북중 간 구두친서 교환 후 시점 주목…"도발의 일상화 지속될 듯"
    靑 NSC 긴급회의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조속한 대화 복귀"

    연합뉴스연합뉴스
    북한이 약 한 달 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함에 따라 배경과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무력시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정세가 매우 민감하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52분경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약 620km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령관 간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확인했다.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후 28일 만이며 올 들어 8번째이다.
     
    북한은 지난 1월에만 7차례에 걸친 기록적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뒤 2월 들어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감안한 듯 잠잠했지만 다시 무력시위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의 단거리 기종으로 파악돼 그 자체의 위협 수위는 비교적 낮지만, 시점과 상황이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는 게 문제다. 
     
    북한은 일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온통 유럽 쪽으로 쏠린 틈새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무력시위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되 강도를 조절해가며 향후 협상 재개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이는 지지부진했던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여파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북한의 이날 무력시위는 한국의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모종의 의도를 담은 것으로도 판단된다.
     
    남측의 정치일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어떤 쪽으로든 남측에 영향력을 행사해보려는 다소 상충되면서도 복합적인 의도가 읽혀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23일 우리측의 L-SAM 발사에 대한 맞대응 성격, 대내적으로는 자위적 국방력강화, 대외적으로는 존재감 과시, 특히 우리의 대선 와중에 북한이슈 부각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이중전선에 대한 미국의 반응 탐색도 내포하고 있고, 최근 북중간 구두친서 교환으로 중국의 간접적인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추정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무력시위 재개는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교감 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구두친서에서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축하한 뒤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노골적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에 맞선 '전략적 협조와 단결'을 강조했다. 
     
    북한은 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전상 요구를 무시하고 세계 패권과 군사적 우위만을 추구하면서 일방적인 제재 압박에만 매달려온 미국의 강권과 전횡에 그 근원이 있다"고 26일 주장했다. 
     
    북한으로선 자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행태에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근본적 책임은 역시 미국에 있다고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이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공식 반응이 다소 늦게 나온데다 형식도 가장 낮은 수준인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를 사용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베이징 올림픽과 우크라이나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으므로 북한은 '도발의 일상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북한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진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세계와 지역과 한반도 평화 안정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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