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박요진 기자검찰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 현대산업개발 직원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4일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업무상과실치사상과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현대산업개발 직원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본부는 사전 협의를 마친 검찰이 수사서류를 토대로 이날 오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아 현장 노동자 6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이 공개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재해 조사 의견서'에서는 사고 원인을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등 두 가지로 분석했다.
공단 측은 '최초 붕괴' 요인으로 △임의 구조 변경 △초과 하중 재하(載荷) 등을 꼽았다. '연쇄 붕괴'로는 △연속 충격 하중 △건물 구조적 취약성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규용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에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동영상자료를 이용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존 설계와는 달리 데크 플레이트를 사용한 공법으로 임의 변경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중량의 하중이 추가로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구조 진단 등이 없어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공단 측은 그럼에도 하부층에 대한 지지대 조차 설치되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결국 피트 층 바닥이 상층부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최초 붕괴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연쇄 붕괴로는 1t의 콘크리트가 3m 낙하할 시 3.8t 정도의 하중이 더해지는데 이 때문에 38층에서 시작된 붕괴가 23층까지 이어진 것으로 공단 측은 분석했다. 더구나 다른 공법에 비해 무게를 지탱할 벽이나 기둥이 상대적으로 적은 무량판 공법을 활용한 점도 연쇄 붕괴의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김규용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에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동영상자료를 이용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의견서에는 콘크리트 품질 불량에 관한 내용도 담겨있었다. 콘크리트 양생 불량 등으로 강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거나 혹은 콘크리트와 철근이 제대로 결속되지 않았음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경찰이 앞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한 콘크리트 강도 분석 결과에서도 붕괴 건물에서 확보한 시료 중 일부가 기준 강도에 미달한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은 의견서를 통해 공사현장의 안전성 유지와 평가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점과 감리자의 역할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규용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에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국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연합뉴스
수사본부는 골조 하청업체 관계자와 현장 감리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사고직후 꾸려진 수사본부는 강력범죄수사대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구성됐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아파트 인허가 비리 유무·불법 하도급 부문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현재까지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19명(하청업체 법인 포함)을 입건했다.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6분쯤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