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원 기자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9일 첫 변론에 불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은 이날 오후 3시반부터 유족 A씨가 이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변론에 이 의원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0분 가량 기다렸다가 결국 이 의원 측 변호인이 불참한 채 변론을 진행했다.
원고 측 이병철 변호인은 "(피고는) 지난 대선에도 인권 변호사라고 주장하면서 과거 본인이 변론했던 원고의 일가족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청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다만 이 의원 측은 전날 법원에 제출한 준비 서면을 통해 "사려깊지 못한 표현에 대해 원고(유족)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 보니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썼고 이 표현에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며 손해배상 책임은 부인했다.
이 변호인은 변론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피고 대리인(변호인)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유족은) 본 소송을 통해서 손해배상을 받는 것뿐 아니라 피고로부터 직접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의 이익을 위해 변론하는 건 변호인의 업무지만, 허위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정에 제출하는 건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이 의원의) 변론 활동 자체를 탓하는 게 아니라 그 당시 허위사실을 주장한 내용들이 판결문에도 적시돼 있고, (조카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아무런 전력이나 근거가 없음에도 그런 참혹한 살인마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감경을 요청한 것이 변호사법 및 윤리장전 등 변호사의 업무준칙에 반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이트 폭력' 언급은 이 의원이 지난해 11월 조카의 살인 범죄를 변호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가족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가족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았다"고 했다. 이에 유족은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며 이 의원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이 의원 조카 김모씨는 2006년 자신과 사귀던 여자친구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집에 찾아가 A씨와 그의 어머니를 수십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다음 재판은 8월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