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연합뉴스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대학원생들이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긴 수업에 대한 '한줄평' 검열을 위해 작성자 색출까지 했었다는 추가 폭로가 3일 제기됐다.
CBS 노컷뉴스는 (
[단독]박순애, 대학 조교에게 '갑질' 의혹…최근 일일이 '전화' 왜?)단독 보도를 통해 박 장관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조교 및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삭제 지시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행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자가 담당 조교를 불러 대학원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과 관련한 리뷰 검열을 종용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또 과거 커피 심부름, 청소 매뉴얼 등이 '문서' 형태로 존재 했었는데, 마침 한 기업의 '갑질 매뉴얼'이 논란이 되자 문서 매뉴얼을 급히 삭제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교 출신 졸업생 A씨는 "2019년에서 2020년사이 박 후보자가 조교들을 교수실로 한명씩 불러 '(김박사넷에) 아이디 쳐서 들어가'라고 말하며 눈앞에서 직접 사이트 접속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김박사넷'은 대학원 교수와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학교 이메일을 통해 학생임을 인증하면 대학원 교수에 대한 한줄평을 남길 수 있다. 또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작성자가 언제든 한줄평을 수정, 삭제할 수 있다.
대학원생 인터넷 커뮤니티 '김박사넷' 내 박 후보자 한줄평 캡쳐A씨는 "교수실이 폐쇄된 공간이다 보니 학생들이 불려갈 때 마다 상당한 압박감을 호소했다"고 털어놨다. 익명 게시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였던 셈이다.
2018년 박 후보자가 센터장으로 있는 공공성과관리센터의 조교로 근무했던 B씨 또한 "김박사넷에 본인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있을 때 조교들에게 자기가 보는 앞에서 글 쓴 사람이 누군지 일일이 로그인해서 확인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비판적 게시글 작성자를 색출하려 했던 대목이다. B씨는 "다시 댓글을 달게 지시한 것도 유명한 일화"라고 했다. 박 후보자가 댓글 재작성을 통해 일종의 '여론 조작'을 지시했었다는 얘기다.
2016년 이전에는 커피 심부름, 청소 매뉴얼이 '문서' 형태로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CBS 노컷뉴스는 박 교수의 조교 업무와 관련해 커피 심부름, 청소 등 매뉴얼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씨는 "박 후보자의 조교 업무와 관련해 업무 매뉴얼이 문서 형태로 있었다"며 "해당 매뉴얼에는 커피 심부름과 청소 매뉴얼도 기입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2016년 4월 이른바 '현대가(家) 사장의 140쪽 갑질 매뉴얼' 논란 이후 학교의 문서 매뉴얼 역시 사라졌다"며 "이후 구두 매뉴얼로 바뀌었고 최근까지 남아있던 커피 청소 구두 매뉴얼이 그 잔재"라고 지적했다.
2016년 4월 현대가의 3세인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이 수행비서에게 '집에서 출근하기 30분 전 현관 옆 기둥 뒤에서 기다려라'는 등 갑질 매뉴얼이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다. 수발 드는 메뉴얼이 '갑질'로 사회적 논란이 되자, 박 후보자가 이를 의식했었다는 얘기다.
일련의 추가 '갑질' 의혹 등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사실 관계가 다르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 유감이다"며 "일부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지난달 29일 이미 만료됐다. 윤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거듭 제기되는 상황에서 여야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