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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하청 파업 40일, 노노 갈등도…"정부가 나서라"

경남

    대우조선 하청 파업 40일, 노노 갈등도…"정부가 나서라"

    임금인상 요구…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40일째
    노사 갈등 이어 하청 vs 정규직 노노 갈등 양상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원청 폭력 중단하고 임금인상 답하라"
    정치권 움직임 다수…다만 국민의힘 별다른 움직임 없어
    당분간 파업 문제 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원청 대우조선해양 직원 쪽에서 하청 노동자 농성장을 부수고 있다는 장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제공원청 대우조선해양 직원 쪽에서 하청 노동자 농성장을 부수고 있다는 장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제공
    40일째를 맞이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의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에 대해 대우조선 원청과 하청업체 사측에 이어 최근 정규직 직원들도 파업 중단 요구를 하면서 노사 갈등이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이를 두고 하청 노조는 파업 파괴를 방관하지 말고 원청과 정부가 나서 중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를 종합하면 지난달 2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소속 500여 명 중 100~200여 명이 하청업체를 상대로 30%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노조가 단체 교섭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22개 하청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그러자 이들 하청업체는 이례적으로 거제시청 등에서 기자회견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임금 인상 부분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 원청이 하청업체에 내려보내는 기성금(공사 대금 성격)이 3% 인상에 불과한 점, 단체 교섭 부분에서는 22개 회사가 개별적으로 작업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노조 1곳과 교섭 창구를 단일화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등의 이유였다.

    하청지회는 조선소 불황으로 인한 삭감된 임금 회복으로 정상적 범주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점, 노조가 1곳인 만큼 22개 업체도 교섭 창구를 1곳으로 단일화해 교섭을 벌이는 게 옳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박하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가 원청 직원을 상대로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는 장면. 대우조선해양 제공대우조선 하청 노동자가 원청 직원을 상대로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는 장면. 대우조선해양 제공
    이처럼 노사 양측이 물러설 기미가 없자 하청지회는 지난달 22일 대우조선에서 건조 중인 선박 1도크를 점거했다. 하청노조 조합원 6명은 그곳에서 높이 20미터에서 고공 농성을, 유최안(40)하청지회 부지회장은 1㎥ 철판 안에 스스로 몸을 가뒀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전국적인 노동 이슈로 부상했다.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하겠냐'는 여론이 빗발치자 하청업체 대표들 외에도 원청 대우조선은 보다 적극적으로 사측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원청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부터 자사가 아닌 하청업체가 고용한 하청 노동자이므로 노사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불법 점거 파업으로 인해 '경영 손실이 심각하다'며 하청지회를 상대로 고소고발 등으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거제경찰서는 지난 1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회장과 부지회장 등 조합원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영장 청구가 검찰에 의해 반려되면서 사실상 공권력 투입이 어렵게 되자, 이례적으로 대우조선 사장도 나서며 적극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일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7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수 지연은 하루에 매출 감소 260여억 원, 고정비 손실 60여억 원을 발생시킨다. 매출과 고정비 손실만 6월 말까지 2800여억 원이 넘는 셈"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에서 벌어진 작업장 점거, 설비 파손, 작업 방해 같은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잡아달라"고 말했다.

    위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 선박 점거 농성. 아래 사진은 하청업체 파업 중단 기자회견. 자료 갈무리위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 선박 점거 농성. 아래 사진은 하청업체 파업 중단 기자회견. 자료 갈무리
    이 같은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양상도 최근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8일에는 하청지회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민주노총의 집회와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정규직 직원의 집회가 대우조선 사내외에서 동시에 열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에서 "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삭감된 30%의 임금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며 "차별 없는 노동권과 질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이 이곳"이라고 말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15년 근속 노동자의 5년 전 연봉이 연말정산 기준으로 4900여만 원이었다. 작년에는 3700여만 원이다"며 "그래서 더 이상 살 수 없다. 조선업도 호황이 되었기 때문에 임금 30% 인상이 아니라 원상회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 정규직 직장·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연합회 3500여명(경찰추산)이 집결해 맞불 집회인 '대우조선 정상 조업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불법점거로 선박 진수도 못하고 대우조선 구성원만 죽어간다"며 "불법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최근 정규직 관리자들이 파업을 파괴할 목적으로 여러 폭력을 저질렀다며 파업 중단은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11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노 갈등이 아니라 파업을 파괴하려는 폭력"이라며 "정규직 관리자를 동원한 폭력과 정부에 공권력 투입 요청을 중단하고 원청과 최대주주 산업은행, 정부가 임금 인상 요구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갈등까지 이어지자 정치권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정의당과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은 거제 투쟁 현장 방문과 집회 연대 등을, 더불어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의 오는 12일 현장 방문 계획 등을 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당에서도 파업을 바라보는 온도차가 있는 이유 등으로 파업 문제는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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