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정부가 2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조정방안을 발표한다. 당국은
설 연휴 뒤인 오는 30일부터 시설 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위험군이 밀집한 의료기관과 복지시설, '3밀(밀접·밀집·밀폐)' 시설에 해당하는 대중교통은 당분간 지금처럼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유지된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의 브리핑을 통해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범위와 시기를 발표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시점은 오는 30일이 유력하다. 당초 설 연휴 직전 정부가 마스크 지침을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동·모임이 급증하는 연휴가 유행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명절을 넘기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최종 논의 과정에서 시행시점으로 내달 1일도 물망에 올랐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월요일부터 개시됐다는 점을 감안해 '30일 해제'로 좁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질병관리청의 새해 업무보고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정기석 위원장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특별대응단 브리핑에서 "설 전에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설 이후에 분명한 시기를 못 박든 간에 이미 시기는 거의 다 됐다"며
"그걸(실내마스크 의무 조정)로 인해서 사회(방역 분위기)가 갑자기 몹시 해이해진다든지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 여건은 당장 만족이 됐다 쳐도
(중국 등) 해외 요인들 때문에 시간을 조금 더 보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 아니겠나"라며 "물론 기분 좋게 설 전에 딱 (발표)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늘 해왔던 의료, 지금의 방역정책은 그렇게 영웅적인 결단을 요하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방역상황만 보면 설 전에 충분히 실내마스크를 풀어도 되지만,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중국의 유행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대도시는 유행 정점을 경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이동으로 인한 중소도시, 농·어촌으로의 2차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는 앞서 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대로 일부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서 풀리게 된다.
의료기관과 복지시설,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내에서는 현행 지침대로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그 외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선 마스크를 벗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예외로 남긴 병원 등은 추후 유행상황 등을 살펴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류영주 기자
정부가
지난달 공표한 실내마스크 조정기준은 총 4가지 중 3가지가 충족된 상태다. 당국은 절반 이상이 달성되면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주간 환자 발생 2주 이상 연속 감소 △주간 신규 위중증 전주 대비 감소·주간 치명률 0.10% 이하 △4주 내 동원 가능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겨울철 추가접종률 고령자 50%·감염취약시설 60% 이상 등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7차유행은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확연히 꺾인 모양새다. 향후 유행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이달 첫 주부터 2주 연속 '유행 억제'를 의미하는 1 미만(0.95→0.85)을 기록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3주째 감소해 지난주 기준 4만 2900여 명까지 하락했다.
신규 발생과 시차를 두고 증가하던 위중증 환자도 1주 새 12.2% 줄면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주간 일평균 사망자도 이달 첫 주 57명에서 둘째 주 51명으로 감소했다.
현재
유일하게 기준 미달인 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의 2가백신 접종률(34.4%)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