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방불케한 임영웅의 깜짝 공연. 연합뉴스 '국민 가수' 임영웅이 프로축구 K리그 경기장에 등장해 멋진 시축과 공연을 선보이며 팬들과 만났다.
'임영웅 효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관중 4만 5천명이 몰려들었다.
8일 FC서울과 대구FC의 K리그1 6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임영웅이 시축자로 나섰다.
섭외 자체가 어려운 '슈퍼스타' 임영웅이 프로축구 경기에서 시축하게 된 건 중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고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임영웅 측이 직접 움직이면서다.
임영웅이 매니저를 통해 먼저 구단 측에 시축을 문의한 것이다.
임영웅은 서울의 공격수 황의조가 프랑스 무대에서 뛰었을 당시 직접 현지 응원을 나섰을 정도로 친분이 깊고, 최근에는 임영웅의 축구 동호회에 미드필더 기성용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기 시축이 성사된 뒤 3일 저녁 6시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0분 만에 2만장이 팔리고 30분이 지나서는 2만 5천장을 넘어서 흥행에서 '임영웅 효과'가 톡톡히 드러났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문의 전화를 몇 통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내에 있는 2002 FIFA 월드컵 기념관 대한축구협회 풋볼팬타지움에선 임영웅의 사인 유니폼을 경매에 부치려다 과열 우려에 취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경기 3시간여 전부터 주변엔 전국의 '영웅시대' 회원들을 실은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고, 평소 축구장에선 쉽게 볼 수 없던 중장년 여성 팬 무리의 발걸음도 그치지 않았다.
서울 구단은 전광판 광고에 '영웅시대 환영합니다', 'FC서울 ♥ 영웅시대' 등 환영 메시지를 띄웠고,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서울과 함께하는 영웅은 수호신이다', '영웅과 함께라면, 수호신과 함께라면'이라는 걸개로 임영웅을 맞이했다.
서울이 경기 전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사전 이벤트도 임영웅 중심으로 진행됐고, 마무리할 때 임영웅의 노래가 나오자 이미 관중석을 상당 부분 메운 '영웅시대' 팬들이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자아냈다.
임영웅은 직접 서울 유니폼 5벌에 사인을 해 추첨을 통한 이벤트 상품으로 마련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경기 시작 직전 수호신의 상징 번호인 12번이 마킹된 서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임영웅이 등장하자 함성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커졌다.
임영웅은 "K리그에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 서울을 항상 응원하겠다. 영웅시대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시그니처 인사인 "건행"과 함께 "FC서울 화이팅!"을 외쳤다.
하프라인에서 시축에 나선 임영웅은 강한 왼발 슛을 골키퍼 근처까지 정확히 보내 큰 박수를 받았다.
나란히 서울의 선발로 나선 황의조, 기성용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촬영한 임영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도 이어갔다.
많은 팬이 몰리면서 예정에 없던 하프타임 공연이 마련됐고, 임영웅은 '히어로'를 부른 뒤 걸그룹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에 맞춰 댄스를 선보여 팬들을 즐겁게 했다.
공식 집계 기준 이날 관중 수는 4만5천7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이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