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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韓 여자 100m 1위 김다은, 33년 恨 풀까? "11초5! 추석 선물 드리겠다"

스포츠일반

    [노컷 인터뷰]韓 여자 100m 1위 김다은, 33년 恨 풀까? "11초5! 추석 선물 드리겠다"

    10여 년 지도한 강대훈 감독 "시합에서 늘 신기록 내는 선수·아시아 최강과 해볼만"

    지난 5월 27일 대만에서 열린 '대만 오픈 육상선수권 대회' 100m 종목에 출전한 김다은(사진 맨 왼쪽). 자료사진지난 5월 27일 대만에서 열린 '대만 오픈 육상선수권 대회' 100m 종목에 출전한 김다은(사진 맨 왼쪽). 자료사진
    대한민국 육상 단거리 여제(女帝) 김다은(20·가평군청)이 오는 29일 한국 시각 오후 10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100m 경기에 출격한다. 이날 예선을 통과하면 30일 준결선, 이후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김다은은 한국 육상 현역 여자 100m 1위의 최강자다. 국내 대회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 육상 국가 대표팀에서 유일한 여자 단거리 선수다. 한국 육상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이영숙의 동메달을 끝으로 33년간 아시안게임 여자 100m에서 메달이 끊겼다. 이같은 이유로 김다은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출국을 앞둔 김다은과 그를 10여 년 지도한 강대훈(45) 가평군청 육상팀 감독을 가평 종합운동장에서 만났다. 강 감독은 10여 년 전 당시 초등학교 3학년 김다은과 쌍둥이 동생 소은의 생애 첫 경기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견, 부모를 설득해 쌍둥이 자매 모두를 육상에 입문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최강 스프린터 김다은을 만든 주역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김다은은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컨디션이 최상이다. 좋은 성적으로 부모님께 추석 명절 최고의 선물을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자신의 최고 기록(11초73)은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면서 "올해 11초7대로 3번 뛰었기 때문에 (11초5대를 목표로) 11초6대 기록은 낼 것 같다"고 부연했다.
     
    지난 3월 김다은은 올해 첫 전국 대회였던 KTFL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에서 11초95를 기록했다.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 12초04를 0.09초나 경신한 것. 35일 후 치러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이었던 KBS배에서는 11초73으로 또 다시 기록을 0.22초 단축했다. 약 한 달 동안 열린 2개 대회에서 무려 0.31초를 줄인 셈이다. 단거리 육상 경기에서 흔치 않은 경우다.
     
    이후 이달까지 치러진 각종 국내 대회에서 11초86, 11초93, 11초74, 11초79 등 2개 대회(경기도체육대회 12초45,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12초09)를 제외하고는 모두 11초대 기록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 경기를 통해 김다은은 국내 여자 100m 1인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
     
    올해 두 번의 국제 대회(대만 오픈 육상선수권·아시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들 대회에서 각각 11초81, 11초87 등의 기록을 남겼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결선, 준결선에 오른 점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같은 올해의 성적은 지난해 슬럼프를 이겨낸 결과물이어서 더 빛났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국체전 출전이 무산되는 등 시련을 겪었으나 이를 훈련으로 극복했다. 이와 관련해 김다은은 "당시 감독님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멘털을 잡아 주셨다.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다음해를 준비해 극복이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김다은 "일단은 결선 진출이 목표" 강대훈 감독 "국제 경기 경험에서 자신감"


    강대훈 가평군청 육상팀 감독(사진 왼쪽)과 김다은 선수. 동규기자강대훈 가평군청 육상팀 감독(사진 왼쪽)과 김다은. 동규 기자
    김다은은 아시안게임 목표에 대해 "(일단은) 결선 진출" 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년(芳年·20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차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대훈 가평군청 감독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무엇보다 예선, 준결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훈련은 경기다. 이를 통해 다은이가 깨지 못하는 성적을 분명히 깰 것으로 본다. (이번 대회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 신기록이 나올 수 있다. 다은이는 훈련보다 실전에서 항상 좋은 기록을 낸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김다은의) 기대치가 상승한 이유에 대해서는 올해 처음 참가한 국제 대회를 꼽았다. 그는 "(김다은이) 처음으로 참가한 대만, 태국에서 열린 국제 경기에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오히려 자신감은 얻었다"면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최강 선수들을 직접 겪어보면서 '해볼 만하구나' 했다. 모자란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하면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구간별로 0.1초씩 줄여 나가면 (앞으로) 한국 신기록(11초49·1994년 이영숙) 달성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11초2~11초3대 기록이면 금메달이 가능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또 11초4~11초5대는 메달권, 11초6대, 혹은 최소 11초7대 초반 기록은 나와야 결선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때 성적이 좋은 점과 날씨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김다은의 장점도 기대감 상승의 한 요인이다. 실제 김다은은 비가 내리고 맞바람이 거셌던 지난 5월 KBS배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냈다.
     
    김다은은 "스타트 보완 훈련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감독님 권유로) 블록 놓는 위치를 좀 바꿨다. 많이 도움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강 감독은 "훈련했던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 기본기에 더 충실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 강 감독은 "좀 더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단거리는 급하다고 빠른 게 아니다. 빠른 것과 급한 것은 차이가 있다. 급하지 않게 자신을 믿고 간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평군, 가평군체육회 김다은 격려 "가평군민 모두 응원한다·최대한 지원하겠다"


    지난 21일 가평군청 군수실에서 열린  김다은 선수 응원 자리에서 서태원 군수가  김 선수와 응원의 악수를 하고있다. 사진 오른쪽은 지영기 가평군체육회장의 격려 메시지 전달 모습. 동규기자지난 21일 가평군청 군수실에서 서태원 군수가 김다은과 악수하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지영기 가평군체육회장의 격려 메시지 전달 모습. 동규 기자
    강 감독은 가평군, 가평군체육회 지원을 받아 개인 자격으로 김다은과 함께 항저우에 간다. 온전히 김다은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는 초·중·고, 가평군청 육상팀까지 김다은과 소속 궤적을 함께 하는 등 특별한 지도자 이력을 가지고 있다.
     
    강 감독은 자신의 지도 방식과 이에 응대하는 김다은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육상 기술 등 전문적 애기 등을 아이 시선에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기다렸다. 단거리 선수들은 순간적 파워가 나와야 한다. 데미지를 최소화해 시합에 임하게 해주려 했다. 계속 시즌이 있기 때문에 부상까지 있으면 더 예민하게 그런 부분들을 체크했다. 훈련량을 낮추면 경기력이 떨어져 밸런스를 맞추는 게 가장 힘들었다. 경기력도 맞추고 부상을 줄여가면서 실전에 임하도록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는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게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그림자 같은 사람이다. 힘낼 수 있게 늘 같은 곳에 있어 주는 것이 최고의 지도자라 생각한다. 성적의 책임은 선수들이 아닌 감독에게 있는 것"이라며 "제2·3의 김다은 배출을 위해 힘쓰는 정현숙, 강경아, 오형일 등 가평 초·중·고 후배 코치들에게도 응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수천 번, 수만 번 뛰어서 한번의 경기에서 기록을 내는 것이 육상이다. 다은이는 어린 나이부터 불평 없이 전달 내용 대부분을 숙지하고 힘든 훈련을 다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김다은과 10여 년 훈련 과정을 설명하면서 인터뷰 중 몇 번이나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선수, 감독간 짧지 않은 세월 쌓아온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평군은 가평군청 육상팀 소속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다은을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2일 군청 군수실에서 열린 응원 행사에서 서태원 군수는 "김다은이 자랑스럽다. 가평군민 모두가 건승을 기원한다. (앞으로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지영기 가평군체육회장은 "가지고 있는 기량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직접 현지에 가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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