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자사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에 대한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가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합의6-3부(이의영·원종찬·박원철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면담 강요 등) 혐의를 받는 양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로 본 보복 협박 혐의는 그대로 무죄가 인정됐지만, 항소심 들어 검찰이 추가로 공소 제기한 '면담 강요' 혐의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결과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발생한 아이돌 그룹 '아이콘' 소속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의혹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 A씨를 회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양 전 대표가 자신에게 '연예계 등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수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재판부는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한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진술 번복을 위해 양 전 대표가 위력을 행사한 이상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중점적으로 살핀 것은 양 전 대표와 피해자 간 사회적 지위 차이였다.
재판부는 위력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면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고 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 행동으로, 유·무형을 묻지 않고 사회·경제·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을 포함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양현석은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 대표로 널리 알려져 있고 재력도 보유했다"며 "피해자보다 월등하고 우월한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고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권세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야밤 면담'과 관련해서는 "면담은 야밤에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에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양현석만 있는 상황에서 상당 시간 이뤄졌고 양씨의 요구로 피해자는 휴대전화 사용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며 강요된 면담이라고 봤다.
마스크를 쓴 채 법원을 찾은 양 전 대표는 재판이 끝난 뒤 항소심 결과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