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이번에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등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외국인 투자자가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오는 28일(현지시간) FTSE 채권시장 분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WGBI에 편입하지 못하고 기존의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꼽히는 WGBI에는 미국·영국·캐나다·일본 등 주요 24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이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 규모는 약 2조5천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원화채권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고 국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WGBI 편입을 추진해왔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잔액,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을 기준으로 WGBI 편입을 결정한다.
우리나라 국채의 경우 발행잔액과 신용등급 등의 정량적 조건은 충족하나 시장 접근성이라는 정성적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불편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왔다.
외국인이 국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에 투자해 얻은 이자소득과 양도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은 데 이어 한국예탁결제원이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구축을 추진했다.
국채통합계좌는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보관·관리할 수 있는 계좌로 국내 금융기관에 개별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절차를 줄여준다.
외환시장 개방도 추진했다.
외국 금융기관(RFI)의 국내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올해 1월부터 시범 운영하는 한편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 투자자가 개선된 시장 접근성을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며, 예탁원의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은 오는 6월 출범한다.
시장 접근성 제고가 무르익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이번에도 WGBI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다만 하반기에 제도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오는 9월에는 편입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흘러나온다.
정부는 투자자 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편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WGBI에 편입 시 국내 국채 시장에 600억달러(80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WGBI에서 우리나라 국채 비중이 2.4%일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 금리가 낮아지는 등 이자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