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의과대학 교수들이 외래진료 축소에 들어가는 1일,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 의지'는 변함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의료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낙선 운동'을 통한 총선 개입 등을 예고한 데 대해서는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과격한 주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국민 생명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 의료계와의 대화와 설득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대정원 증원규모인 '2천'을 두고 의(醫)·정(政)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화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의대 교수님들은 집단사직을 철회해 주시고,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복귀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앞서 진료차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여권을 겨냥한 총선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며, 당정에 '궤멸적 타격'을 주겠다고 공언한 임현택 의협회장 당선인의 발언을 의식한 듯
"의협은 국민 눈높이에 벗어나는 과격한 주장을 철회하고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결과, 개원가도 '주40시간 준법진료'에 동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협회 차원에서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사전에 단축진료 또는 휴진을 준비해온 병·의원도 상당수인 만큼 이달부터 바로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장관은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와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생각해서라도, 의료계가 대표성 있는 대화창구를 조속히 구성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와의 적극적 소통을 주문한 이후, 정부가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와 꾸준히 대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대형병원('빅5')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조 장관은 "총리와 사회부총리께서는 의대, 병원, 환자단체 등 다양한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청취했다"며 "이번 주에도 복지부는 병원협회·환자단체와 대화할 계획이며, 앞으로 각계각층과의 대화와 소통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이탈이 지속되며 '체력적·물리적 한계'임을 호소한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주 52시간으로 진료를 축소한다. 평일 하루는 외래를 아예 쉬겠다고 선언한 상급종합병원도 있다.
조 장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되며, 중증·응급환자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정부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운영상황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고, 비상진료체계를 한층 더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현행 비상진료체계 내 가용인력을 최대한 동원할 계획이다.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등 413명의 의사를 3차에 걸쳐 파견한 정부는, 현장 수요를 고려해 추가 파견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니어 의사'의 신규 채용 등 퇴직 예정인 의사들의 계속 고용을 유도하고, 지원을 희망하는 개원의도 인력난을 겪는 상급종합병원 등에 한시적으로 투입한다.
이와 함께 전공의의 공백을 메워 온 진료지원 간호사(PA·Physician Assistant)의 추가확보도 지원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의료 이용의 불편함을 감내하며 비상진료체계에 협조해 주시고 의료개혁에 지지를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장기화된 전공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환자 진료를 위해 애쓰고 있는 현장의 모든 의료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