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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마저 없는 강원대병원 응급실' 추석 응급의료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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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관마저 없는 강원대병원 응급실' 추석 응급의료 대란 우려

    핵심요약

    응급의학 전문의 포함 5명 군의관들 '진료 부담' '법적 책임' 우려 응급실 기피
    추석 연휴 응급실 24시간 돌볼 전문의 단 '3명'
    전문의들 "일시적 의료진 부족 아닌 절벽 떨어진 셈"

    지난 2일 밤 굳게 닫힌 강원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문 앞. 구본호 기자지난 2일 밤 굳게 닫힌 강원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문 앞. 구본호 기자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성인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강원대학교병원에 투입된 군의관들이 응급실이 아닌 타 근무지 배치가 예정되면서 우려했던 추석 연휴 응급 의료 대란이 현실화할 위기에 놓였다.

    9일 강원대병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포함해 5명의 군의관을 강원대병원에 투입했다. 파견 일정은 오는 10월 6일까지 약 한 달 간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떠난 자리에 군의관들을 투입해 응급실 의료 공백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투입 닷새가 지나도록 이들의 근무 부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병원 측은 군의관들의 경력이나 업무 가능 범위 등에 대한 면담을 실시한 결과 진료 부담과 법적 책임 문제 등 여러 우려를 나타냈고 지난 6일 응급실 투입이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라도 경력과 업무 가능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면담했고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파견 나온 군의관들을 어디에 배치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의료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군의관 등 의료 인력들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시 배상 책임에서 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 사고 위험성을 부담해야 하는 군의관들은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의료 현장의 분위기다.

    문제는 당장 추석 연휴 응급 의료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강원대병원 응급실은 연휴 5일간 3명의 전문의로 24시간 응급 환자들을 감당해야 한다.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만 오더라도 응급 처치가 지연되거나 타 병원으로의 이송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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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의료기관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235명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강원대병원은 현재까지 추가 인력 배치와 관련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투입이 되더라도 현장에서는 임상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실 투입은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파견 예정 의료진들도 업무 부담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아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원대병원 소속 한 전문의는 "절반의 인력이 된 상황에서 6개월을 버텨 왔는데 업무량은 두 배로 늘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나가기만 하고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상황은 점점 악화될 것"이라며 "이전에도 일시적인 의료진 부족은 있었으나 이제는 절벽으로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원대병원은 최근 전문의 5명 중 2명이 휴직하면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난 2일부터 추석 연휴와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한 성인 야간 응급실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의료진들의 협의 끝에 지난 7일부터 주말과 공휴일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강원대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일부 중단하는 건 개원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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