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출입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현직 경찰들이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과정에서 경찰의 국회 현장 통제를 문제 삼으며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등 수뇌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계엄 사태 책임론이 경찰에게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민관기 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찰 3명은 4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서울청 공공안전부 차장, 서울청 경비부장을 내란·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은 부당한 계엄령 선포, 집행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직무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선 "부당한 계엄령 선포를 승인하거나 이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며,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동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김봉식 서울청장에 대해선 "경찰력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계엄령 선포 이후 경찰 병력 배치 및 국회의원 출입 봉쇄 계획을 직접 승인하고 실행했다"며 "계엄령에 반대하거나 법적 정당성을 의심한 일부 경찰 내부의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계엄령 집행의 정당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기동대장, 중대장 뿐 아니라 제대장 및 소대장도 피고발인들의 지시를 따르며 물리적 봉쇄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실행했다"며 "피고발인들은 계엄령을 빌미로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명백한 내란 행위가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4시25분쯤 윤 대통령은 생중계 담화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고, 정부는 4시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