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깨비시장에서 차량 돌진 사고 현장. 양형욱 기자서울 목동의 한 전통시장으로 차량을 몰고 돌진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가해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14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 치사상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고 직후 실시한 정밀검사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아 현재는 요양시설에 입소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작년 12월 31일 오후 3시 53분쯤 서울 양천구 양동중학교 방면에서 등촌로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시속 약 76.5km로 깨비시장에 돌진해 상인과 행인들을 다치거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12명이 부상을 입고 40대 과일가게 상인 1명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내리막도로를 내려오다가 우측에서 정차하고 있던 마을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70km의 속도로 가속하던 중 주거지 방향으로 좌회전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일 상점과 충돌하기 직전에서야 제동을 시도했지만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시장으로 돌진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의 결함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사고 영상을 보여주자 마을버스 추월을 위해 가속을 해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았다며 본인의 과실을 인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평소 A씨는 차량 방전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기적으로 차량을 운행해왔으며 사고 당일에도 특별한 행선지 없이 약 2시간 가량 차량을 운행 후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치매 진단 병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던 A씨는 2023년 11월 '경도 인지 장애' 진단을 받아 작년 초까지 4개월 간 약물치료를 받다가 자의로 치료를 중단한 사실도 이번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도 인지장애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를 획득한 사람이 후천적으로 건강의 문제가 생겼을 때 실시하는 수시 적성검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경도 인지장애란 치매의 전 단계로서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의 뚜렷한 저하 등 초기 치매증상을 보이나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라며 "이러한 증세가 있는 분들은 운전을 최대한 자제하고 의료기관에서 검사 및 지속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