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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인테리어·가구 납품 등 동시에…'무리한 작업' 있었나?

반얀트리, 인테리어·가구 납품 등 동시에…'무리한 작업' 있었나?

반얀트리 화재로 사망한 6명 각각 다른 4개 업체 소속
원청인 삼정 소속 일용직 1명·내부 공사 하청 소속 3명 등…가구 납품 관계자도 2명 사망
'여러 작업 동시에 무리하게 진행' 지적 나와
사건 수사하는 경찰은 일주일째 화인·사망 경위 등 함구
유족들 "진상 파악도 사과도 없다" 울분 터뜨려…발인까지 연기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불이 난 B동 1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불이 난 B동 1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로 숨진 6명 중에는 원청인 삼정그룹에서 직접 채용한 일용직과 하청업체 소속, 가구 납품 업체 직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황이 나오는 가운데, 유족들은 시공사의 책임 있는 사과가 없고, 경찰 역시 사건 발생 일주일 동안 당시 상황이나 수사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망자 6명, 각기 다른 4개 원·하청 소속…가구 업체 관계자도 포함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로 숨진 6명은 각각 다른 4개 업체 소속으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희생자 중 1명은 원청인 삼정기업에서 채용한 일용직 1명으로 파악됐다. 내부 인테리어 관련 하청업체 2곳에 속한 작업자 3명도 숨졌다. 현장에 가구를 납품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 소속 직원과 일용직 등 2명도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내부에서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여러 업체 소속 직원이 같은 공간에서 발견된 만큼 다양한 작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설 개관 일정을 맞추기 위해 마무리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각각 다른 작업을 하던 희생자들이 모두 승강기 앞에 있었다는 점에도 의문이 남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층 승강기 앞에서 발견됐다. 최초 발화부로 지목된 배관 관리 공간(PT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승강기는 화재 직전까지 작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1층에 각종 공사 자재 등을 보관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층 작업자들이 이 승강기를 이용해 자재를 옮기거나 수시로 이동했을 거라는 추정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1층에만 있고, 작업을 위한 자재나 물품도 대부분 1층에서 보관 중이라 승강기를 자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 전까지 승강기가 작동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속 업체와 업무가 다른 여러 작업자가 화재를 인지한 뒤 평소 이용하던 승강기 쪽으로 이동했다가 화를 당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경찰, 화인·당시 상황 등 일주일 지나도록 함구…유족은 답답함 토로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김혜민 기자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김혜민 기자
유족들은 이처럼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명확한 화재 전후 상황을 알 수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망 소식을 접한 이후에도 가족이 현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왜 죽음에까지 이르렀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일부 유족은 사고 경위와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시공사 측의 사과도 없었다며 발인 등 장례 일정까지 무기한 연기했다.

한 사망자 가족은 "경찰에서 현재까지 수사 내용 등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게 없다. 아무런 얘기도 못 들었다"며 "(사망자들이) 승강기 앞에서 발견됐다는 것도 보도를 통해 접한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업체 측에서는 근로계약이나 산재보험과 관련해 설명하기로 했지만, 아무 말이 없었고,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설명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시공사 대표의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 표명도 없다"로 토로했다.
 
실제 경찰 역시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명확한 화인은 물론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전날 백브리핑(비공개설명회)에서 최초 발화부가 PT룸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정확한 발화 지점이나 추정되는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숨진 6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 중이었는지, 승강기 앞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나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일체 밝히지 않았다. 현장 도면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사건 관련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사망자들이 모두 승강기 앞에서 발견된 이유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유족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라며 "발화 지점과 원인을 집중 수사하고 책임자 범위를 특정하는 등 광범위하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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