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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인플레' 中, 국영기업 비인기대 출신 합격에 '시끌'

'학력 인플레' 中, 국영기업 비인기대 출신 합격에 '시끌'

핵심요약

인기 국영기업 자회사 채용 결과 놓고 SNS에서 의혹 제기
합격자 16명 중 13명은 명문대 석사, 3명은 비인기대 학사
채용에 '공정·능력' 기대하면서 여전히 학력을 최우선으로
中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 심각…'꼬리 썩은 아이' 신조어도

국영기업 채용 의혹을 제기하는 SNS 게시물. 중국 매일경제 홈페이지 캡처국영기업 채용 의혹을 제기하는 SNS 게시물. 중국 매일경제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청년 실업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 국영기업 채용시험에 비인기 대학의 학사 출신이 합격하자 중국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영기업에 어떻게 비인기대 학부생이 합격?" 의혹제기


24일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 상에는 중국 국영 기업인 국가에너지그룹이 전액 출자한 산하 부동산관리회사의 직원 채용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 회사는 그룹 소유 부동산 관리, 물류 서비스, 호텔 운영 및 기타 사업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이다. 중국에서 국영기업은 가장 선호하는 직장 가운데 하나이다.

해당 채용시험에서는 모두 16명이 합격했는데 이 가운데 13명은 화북전력대, 동남대, 러시아 표트르대제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기술대 등 국내외 명문 대학 석사 출신이었다.

학사 출신도 3명 포함돼 있었는데 이들은 시안외국어대, 칭다오 헝싱과학기술대, 수이화대 등 비인기대학을 졸업했다. 축하받을 일이지만 이들의 채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한 SNS 이용자는 '공기업 학부생 3명 채용 의혹'이라는 글을 작성해 게시했고, 다른 이용자들도 '3명 학부생이 졸업한 대학이 너무 평범하다'며 의혹 제기에 동참했다.

SNS 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국가에너지그룹 측은 채용 결과를 담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이를 두고 '혼란스러운 게시물 정책'이라며 논란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이에 "채용에서 정규 학사 학위 이상을 요구했으며, 학업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종합적 자질을 기준으로 채용을 결정했다"면서 "석사 학위자의 경쟁력이 부족하면 학부생이 선발된다"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청년일보는 과거 국가에너지그룹 자회사 채용 결과를 보면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학사 출신이고 이들의 출신 대학도 대중에게 생소한 비인기 대학이 많았다며 의혹 제기에 선을 그었다.

매일경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정'과 '능력'을 채용 기준으로 기대하지만 명문대 석사생을 모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일반 학부생을 선발하는 것은 뭔가 수상한 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 날로 심각…'꼬리 썩은 아이' 신조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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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매년 1200만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생이 쏟아지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영기업과 빅테크 등 이들이 원하는 안정된 일자리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한 지방대 기숙사 관리직에 최고 명문 베이징·칭화대 석·박사 출신 수백명이 몰리고, 지방의 한 중학교 교사 채용 결과 합격자 전원이 명문대 석·박사 출신이라는 등 고학력자의 취업난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고학력의 청년 백수를 뜻하는 '란웨이와'(꼬리 썩은 아이), 그리고 '탕핑족'(드러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서고 일각에서 실제로는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청년 실업률 산정 방식을 아예 바꿔버렸다. 그럼에도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5~18%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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