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지난 3일 국내 증시가 휘청였다.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까지 앞두면서 외국인 자금도 계속 이탈했다.
코스피는 전날 2500선이 다시 무너졌고,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1조3800억원을 팔아치우면서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관세전쟁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을 앞두고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대체로 전망했다.
다만,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언급처럼 향후 협상에 따라 관세율이 하향될 수 있다는 점과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 스탠스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트럼프 관세정책 공개로 금융시장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향후 협상 과정과 결과에 따라 반등 탄력과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일시적 충격은 불가피지만, 최근 관세 이슈에 따른 증시 조정이 지속된 가운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의 단기 저점은 통과했다는 판단이 다수"라고 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했다"며 "탄핵 심판 결과와 조기 대선 여부에 따른 정책 관련주 등락 가능성이 있고, 관세 협상과 추가 관세 여부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1기 정부 당시 감세 정책으로 경기 부양 후 관세 인상을 통해 경기 둔화를 경험했고, 1기 정부 당시 경기 둔화로 중간선거 패배와 이후 대선 실패로 이어졌다"며 "금번 2기 정부는 관세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하고 감세카드를 아껴뒀다. 향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 부양 스탠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미국 제조업 지수가 위축되고, 가격 지수가 급등하면서 저성장·고물가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증시 부진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단 가장 큰 폭탄은 공개됐고, 상대국 보복이나 추가 관세 위험이 남아있다"면서 "이번 관세를 계기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구도로 갈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10% 수입물가 상승은 0.3~0.6%의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임재균·이정욱 KB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높아질 것"이라며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의도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게 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의해 투자를 줄일 수 있는 리스크가 높아졌다고도 분석했다.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률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권희진·김세영 KB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수출 가격에 모두 전가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수출량은 최대 7%, 성장률은 최대 0.4%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한국의 대미 수출 가격탄력성을 적용하고 인상된 관세가 수출 가격에 전가되는 가장 비관적 경우라면, 상호관세 부과로 한국의 직접적인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물량을 최대 4%까지 감소시킬 수 있고, 국내 GDP에서 재화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임을 감안할 때 연간 성장률을 최대 0.23% 가량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