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여자축구가 꿈을 이뤘다.
일본이 18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랭킹 1위 미국과의 2011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아시아국가 최초로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 혈투 속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기며 들어올린 극적인 우승이었다.
1991년 초대 대회부터 매번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1995년 2회 대회 때 8강 진출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일본은 6회째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변의 중심에 섰다. 일본이 우승하기 전까지 아시아국가의 여자 월드컵 최고 성적은 1999년 3회 대회에서 중국이 작성한 준우승이다.
8강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준결승에서는 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제압하며 이변을 예고한 일본은 이로써 남녀 통틀어 FIFA가 주관하는 성인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첫 아시아 국가가 되며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하는 등 청소년 대회에서는 아시아 국가가 우승한 적이 여러차례 있었지만 성인 대회 우승은 일본이 처음이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가져간 것은 미국이었다. 힘과 높이를 앞세워 수 차례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던 미국은 0-0이던 후반 24분 알렉스 모건의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가져갔다.
일본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것은 그로부터 12분 뒤였다. 후반 36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을 미야마 아야가 가로채 동점골로 연결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으로 넘어간 승부에서 일본은 연장 전반 14분 미국의 애비 웜바크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다시금 끌려갔다. 그러나 국가대표 18년 경력의 베테랑 사와 호마레가 연장 후반 12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극적인 동점 승부를 만들어냈다.
결국 ''신들의 룰렛''이라는 승부차기에 돌입한 일본은 미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첫번째 키커 섀넌 복스의 슈팅을 골키퍼 카이호리 아유미가 막아낸데 이어 일본의 1번 키커 아야가 가볍게 골망을 출렁이며 승리를 직감했다.
한편 연장 후반 동점골을 뽑아내며 일본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사와는 이번 대회에서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사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결승 무대에 서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결승전은 솔직히 꿈과 같은 것이었다"며 꿈의 실현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