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셰프도 놀랐다…이유 있는 한우 수출[영상]
▶ 글 싣는 순서 ①농부없는 농장…K-스마트팜, 세계를 누빈다
②농사도 이제 AI가 짓는다…韓, 세계시장 주도
③해외 셰프도 놀랐다…이유 있는 한우 수출
(계속)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늘어나면서 한국의 대표 먹거리인 K-푸드가 세계 시장으로 힘차게 진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우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우고기, 세계로 나간다…프리미엄 시장 공략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주식회사 기본(대표 이준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우 수출 전문 기업이다.
이준호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우에 대한 해외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고 긍정적이다"며 "홍콩과 마카오는 어느 정도 한우가 고급육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캄보디아는 (한우가)소개된 지 채 1년이 안됐지만 일본 와규(소고기) 이상의 고급육으로써 현지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관련 업계 바이어들이 한우가 최고급 육으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 익산에서 한우 수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주식회사 우리인터내셔날 송범석 대표도 같은 맥락의 시장 상황을 전했다.
송범석 대표는 "한우 주력 시장은 홍콩이지만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도 (본격적으로)수출되기 시작했고 외국 소비자들이 직접 접해보니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우는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미국·호주·브라질산 소고기와 달리 일본 와규처럼 프리미엄 소고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세계 소고기 수출량은 2023년 1207만 톤으로 전망되고 있다. 1217만 톤이던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1162만 톤인 평년대비 늘어난 수치다. 주요국의 경우 올해 브라질은 301만 톤, 호주는 140만 톤, 미국은 142만 톤, 인도는 148만 톤으로 전망된다.
한우는 지난 2015년 12월 홍콩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우는 지난 2015년 홍콩과 캄보디아에서 국가간 수출검역협정 타결을 시작으로 2016년엔 마카오, 2018년엔 아랍에미레이트(UAE), 2020년에는 말레이시아와 타결됐다.
한우의 수출 물량은 지난 2016년 47.9톤을 시작으로 2019년 51.6톤, 2023년 올해에는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의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60톤 이상의 한우가 수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셰프들도 극찬한 '한우'…"와규에는 없는 고기맛 있어"
이준호 대표는 "해외에서 와규가 고급육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며 "부드러움이 강점이지만 웨스턴 호텔의 셰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오일리하다(기름지다)', '너무 부드럽다(식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외 셰프들이 한우에 대해선 일본 와규의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지만 앵거스 소고기의 육질 맛도 가지면서 부드럽고 고기 맛이 굉장히 강하다는 게 큰 장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테이크는 물론 샤브샤브, 훠궈 등의 요리에도 어울린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전세계 유통되는 소고기 소비량이 1년에 약 8천만 톤 정도 되는데 거기서 10%를 고급육 시장으로 봤을때, 일본 와규가 선점하고 있다"며 "독점적으로 약 20년 동안 고급육 시장을 와규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그 시장에 한우가 진출할 수 있다면 새로운 한우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우의 우수한 맛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해외 유명인들이 한우를 먹고 올려주는데 이런 부분들이 고무적이고 매우 좋은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K푸드를 해외 유명인들과 함께 맛보며 알리는 유튜버 '영국남자'의 한 콘텐츠에서는 이탈리아 셰프 'Mr.Z'를 초청해 최상급 한우를 맛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표현했다.
그들은 "일본 와규와 맛이 정말 다르다. 식감이 더 살아있으면서도, 동시에 엄청 부드럽다. 그런데 우리가 소고기에서 기대하는 식감도 살아있다"며 "우리는 소고기를 먹고 싶은 것이지 버터를 먹고 싶은 건 아니다. 너무 버터 같은 식감이면 안된다. 고기를 씹는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우고기에 대해 극찬을 한 바 있다.
우수한 품질만 수출되는 한우
한우가 해외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는 데에는 엄선된 제품으로 수출되는 것도 한 몫을 한다. 한우의 등급은 근육내 지방도(마블링) 등급으로 △1++ 등급 △1+ 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 등외로 나뉜다.
특히 1++ 등급은 좀 더 세분화해서 1++(7, 8, 9) 등급으로 책정되는데, 이 중 수출되는 등급은 1++(9) 등급이다. 고급화 전략으로 최고 등급의 한우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우의 또다른 장점으로는 축산물GPS라고도 불리는 '축산물이력시스템제'가 있다. 해외에서 한우를 구입했어도 고기가 언제, 어디서 키워졌고 어떤 곳에서 가공돼 수출됐는지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이준호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감동을 받는 부분이 '한우를 이렇게까지 사육하고 이렇게까지 키우나', 즉 농가에서 정성스럽게 한우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북한우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총체보리한우' 가공공장의 한우제품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작업자들은 격리된 위생작업실에서 작업한다. 포장된 제품도 하나하나 자동으로 위생과정을 거친 뒤, 축산물이력제 바코드가 붙여 출하된다.
송범석 대표는 "(과거보다)한우의 사육 환경도 좋아졌고 축산물이력시스템제를 통한 유통과정의 체크가 가능하다 보니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우수한 품질임을 알수 있다"고 설명했다.
할랄시장, 한우 수출 교두보…FTA 수출 경쟁력 키운다
한우를 수출하기 위해선 국가간 수출검역협정을 맺어야 한다. 한국은 △홍콩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5개국과 체결돼있다. 그동안 한우 수출은 홍콩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도 올해부터 수출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에는 국가 간에 수출협정이 이뤄졌어도, 가공장(도축장)에서 해당 국가의 할랄인증을 받지 못하면 수출이 진행될 수 없다. 올해 들어서야 말레이시아에 한우 수출이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마다 할랄인증 기관이 달라 인증을 받기까지 까다롭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꺼이 할랄인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준호 대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도 거래처를 개발해놓은 상태"라며 "아랍에미리트는 에즈마(ESMA)라는 할랄인증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아직 그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없어, 이런 부분이 준비가 된다면 얼마든지 경쟁을 이기고 수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체보리한우 설귀환 센터장도 "할랄인증을 받는 것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내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바이어 초청….메가 FTA 시대, 한우 수출 경쟁 승부수
이처럼 한우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속적인 수출이 가능한 배경에는 정부의 역할 또한 컸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11일~12일 홍콩에서 한우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한우 수출을 한 만큼 홍콩시민들의 한우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또한 농식품부는 홍콩 시장이 세계 소고기 시장의 시험대로써 한우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송범석 대표는 "(정부와 기관의 도움으로)해외 바이어를 초청해서 한우 사육기술, 도축,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한우데이 같은)해외 현지 판촉행사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우 수출은 현재 상승곡선을 그려나가고 있고 수출할 수 있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이고 발빠르게 움직여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준호 대표 또한 "한우 수출은 정부가 검역협정 등 선제적으로 일을 해주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잘 진행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누구보다 협조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2023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23.12.2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