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 덜한탓.. 문화재청 기준잘못돼
◇ 정관용> 첫 번째 전해드릴 소식은 바로 숭례문 문제입니다. 경찰이 숭례문에 사용된 목재가 문화재청이 공급한 목재가 맞는지 그 내역이 불투명하다. 그래서 숭례문 복원에 참여한 대목장이 운영하는 목재상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숭례문의 목재가 러시아산과 뒤바뀌었다는 의혹도 있었고. 벌써 숭례문의 기둥이 갈라지고 뒤틀어지는 현상도 보이고 있고요. 숭례문 복원 시작될 때부터 기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예상을 했던 분입니다. 전 한국목조건축협회 부회장을 맡고 계시고요. 목조 전문가 최원철 씨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최원철> 네, 안녕하세요.
◆ 최원철> 한 24년 정도 됐습니다.
◆ 최원철> 네. 한 두 달 전에 한 번 가서 봤습니다.
◆ 최원철> 네, 전혀 참여 안 했습니다.
◆ 최원철> 네. 갈라지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숭례문 복원 시작될 때부터 우리 최원철 씨께서는 기둥에 문제 생길 수 있다라고 예상을 하셨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제가 확인했는데.
◆ 최원철> 네, 예측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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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왜 그런 예측을 하셨나요?
◆ 최원철> 일단 나무를 건조를 해야 이게 변형이 안 생기는데요. 건조를 완벽하게 하려면 10년 정도 흘러야 되거든요, 세월이.
◇ 정관용> 아, 10년이나?
◆ 최원철> 네. 과거에 한 3년 정도 건조를 했었는데 그때도 3년 건조해도 완전히 변형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숭례문을 지금까지 지은 그 복원기간이 상당히 짧고. 그렇다고 지금 21세기 건조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아니고, 14세기 기술을 적용하다 보니까 이건 분명히 변형이 온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죠.
◇ 정관용> 그러니까 바짝 마르지 않은 상태에 기둥을 세우면 그러면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까?
◆ 최원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걸 몰랐을까요? 여기에 참여한 신응수 대목장은 우리 토목건축에서는 제일 알아주는 분 아니었습니까?
◆ 최원철> 그런데 저희가 건조 기준이 있는데요. 지금 선진국이나 우리 일반적인 목조건축 하는데서는 함수 18%로 건조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함수 18%라면...
◆ 최원철> 내부 함수율 기준이 18%로 하고 있고요.
◇ 정관용> 수분 함량이 18%까지면 된다는 얘기로군요.
◆ 최원철> 네. 18%일 때 그다음부터는 변형이 안 생깁니다. 그런데 문화재청 기준이 24%로 돼 있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최원철> 네. 24%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24%도 한옥에 쓰는 목재가 워낙 크기 때문에요. 자연 상태에서 말리게 되면 한 7~8년을 말려야 24%가 됩니다. 그래서 분명히 저거는 30%가넘어갈 것이고 앞으로 짓고 한 2~3년 후가 되면 변형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예측을 했었고요. 지금부터 한 7년 정도, 길게 7년 정도는 계속 변형이 일어날 겁니다.
◇ 정관용> 문화재청은 왜 통상적인 18%보다 훨씬 높은 24% 기준을 갖고 있을까요?
◆ 최원철> 그건 모르겠는데 워낙 건조하기가 힘들어서 그 기준을 만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힘들더라도 특히나 다른 데보다 더 엄격해야 할 문화재청 아니겠습니까?
◆ 최원철> 그렇습니다.
◇ 정관용> 문화재 복원에 쓰일 기둥이 뒤틀려버리거나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 최원철> 우리나라의 KS 기준에는 18%로 돼 있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최원철> 네. 그리고 문화재청은 24%로 돼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거부터 바로 잡을 필요가 있겠네요.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리고 조금 아까 제가 질문 드렸던 것은 신응수 대목장이 우리나라의 목조건축에서는 가장 저명하신 분인데.
◆ 최원철> 그렇습니다. 훌륭하신 분입니다.
◇ 정관용> 그걸 몰랐을까요? 이렇게 뒤틀릴 거라는 걸?
◆ 최원철> 과거에도 이렇게 뒤틀리고 이렇게 갈라지고 하는 것이요. 일반적인 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래서 한옥이 틈새가 발생하고 외풍이 심해서 추웠죠. 그런데 지금 과거의 그 건조기술이 없기 때문에 그런대로 그냥 그렇게 지을 수밖에 없었고요. 지금 신건조기술로는 한 20일 정도면 완벽하게 건조를 함수율 18% 이하로 하고 있는데. 숭례문 같은 경우는 신공법을 전혀 사용을 안 했기 때문에요. 공사기간을 한 10년은 줬어야 되는데 공사기간이 짧았다는 얘기죠.
◇ 정관용> 그리고 기존에도 한옥들은 뒤틀림, 갈라짐 정도는 있으니까 이러면서 그냥 넘어갔던 모양이군요.
◆ 최원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경찰이 압수수색까지 하게 된 게 국내산 금강송을 문화재청이 주었는데 그거 일부를 빼돌리고 러시아산을 썼다. 지금 이런 의혹이거든요.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 국내산 금강송하고 러시아산 소나무하고는 차이가 큽니까?
◆ 최원철> 거의 똑같습니다.
◇ 정관용> 거의 똑같아요, 재질까지?
◆ 최원철> 네. 제가 그런데 숭례문을 갔었는데요. 제가 이런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까 숭례문을 지을 당시에 큰 목재를 구하기 힘들어서 산림청에서 긴급하게 벌채를 해서 헬기로 수송해서 큰 목재를 조달해 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 큰 목재가 들어간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 정관용> 숭례문에?
◆ 최원철> 네. 그래서 저도 좀 의아하게 생각을 했었는데요. 지금 거기 사용된 목재들은 거의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목재들이고요. 숭례문이 국민 분들은 상당히 큰 걸로 생각하실 수 가 있는데요. 바닥 평수가 40평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그렇게 아주 큰 부재가 들어가는 건물은 아닙니다.
◇ 정관용> 자, 요약해 봅시다. 그러니까 산림청에서 국유지에 있는 나무들을 일부러 베서 크고 두꺼운 나무들을 헬기로 수송했다 아닙니까?
◆ 최원철>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정도 두께의 기둥은 숭례문에 쓰인 게 없어요?
◆ 최원철> 그 정도까지는 안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 정관용> 가서 보시니까?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렇다면 헬기로 수송해 나른 금강송들은 다 어디 간 겁니까?
◆ 최원철> 그건 모르죠. (웃음)
◇ 정관용> 이런 데서 의혹이 나와서 경찰 압수수색까지 간 건가요?
◆ 최원철> 그런 얘기가 풍문에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레드파인 정도가 아닌 나무도 국내의 소나무 중에서도 그 정도 목재는 많이 있고요.
◇ 정관용> 레드파인이라고 하는 건 뭐예요?
◆ 최원철> 러시아 소나무를 레드파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스웨덴, 핀란드, 독일 소나무가 다 레드파인하고 같은 수종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립산림과학원, 지금은 임업진흥원에서 수종 분별을 해 주는데요. 우리나라 소나무하고 그 레드파인이라는 소나무하고 그 수종을 이렇게 비교를 하게 되면 세포조직이 똑같아 가지고요. 판별을 못해 줍니다. 그런데 그것도 아마 연구비도 부족하고 하니까 못하겠죠. 더 따져보면 더 구분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러시아산 소나무가 국내 금강송보다 가격이 거의 100배 차이가 난다는데, 맞습니까?
◆ 최원철> 100배 정도는 아니고요. 작은 부재는 거의 비슷하고요. 큰 부재로 갈수록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한 10배 정도까지 이상은 차이가 나겠죠.
◇ 정관용>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가격이.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헬기로 나른 그 두꺼운 국내산 금강송들이 쓰이지 않았다면. 만약에.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렇다면 그건 어디론가 빼돌려졌을 것 아니냐. 대신에 러시아산, 더 싼 것을 채워 넣었을 것 아니냐, 이 의혹이로군요.
◆ 최원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 정관용> 지금 건축된 숭례문에 가서 기둥들을 가지고 판별해 낼 수는 없습니까?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멍을 뚫어서 유전자검사를 하면 된다는데, 그건 불가능한가요?
◆ 최원철> 그게요. 이게 만약에 그 러시아 소나무가 아니고요. 다른 나무 같은 거는 가능한데요. 지금 우리나라 소나무하고 그 러시아 소나무하고 구분하는 것이 구멍을 뚫지 않고 그냥 목재 덩어리를 가지고 비교를 해도 판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 정관용> 구멍을 뚫어서 유전자검사를 하면 나오긴 나옵니까?
◆ 최원철> 그거는 제가 알기로는 힘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힘들다.
◆ 최원철> 우리나라 임업진흥원의 박병수 박사님, 저도 그걸 좀 구분해 달라고 의뢰를 많이 했었는데요. 구분할 수가 없다고 대답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글쎄 현재로서는 아직 시작 관계가 아직 명확치 않기 때문에. 만약에 그 국내산 금강송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 숭례문 복원에 참여한 대목장께서 말이죠. 만약에 그랬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돈밖에 없습니까?
◆ 최원철> 돈이죠.
◇ 정관용> 이거 아무튼 경찰이 밝혀내야 되겠네요.
◆ 최원철>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아, 잠깐만요. 아까 그 건조 문제 때문에 뒤틀리고 하는 게 앞으로 7년 정도 계속 될 거라고 그랬잖아요.
◆ 최원철> 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혹시 붕괴의 위험도 있습니까?
◆ 최원철> 붕괴 위험은 없습니다. 지금 사실은 갈라지는 것보다는요. 겉에 보이는 부분은 갈라지는데요. 보이지 않는 그 접합한 부분에서 지금 저희가 주먹장 같은 걸로 맞췄을 때 거기에서 변형이 생겨서 강도, 적합강도가 많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집이 흔들리게 되는데요. 우리의 한옥이나 문화재가 안 흔들리는 이유는요, 흙으로 많이 눌렀기 때문에. 흙으로 눌렀기 때문에, 누르는 힘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일 위에 흙이 없다면 무너집니다. 그런데 흙의 워낙 눌렀기 때문에 안 무너지는 거고요.
◇ 정관용> 붕괴 위험은 없다. 다만 모양의 변형은 생기겠군요.
◆ 최원철> 모양의 변형은 많이 생기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최원철> 네, 알겠습니다.
◇ 정관용> 목재 전문가 최원철 씨의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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