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한국 대표팀 이호석 선수와 박승희 선수. (유튜브 캡처, 자료사진)
금메달이 아니면 모두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소치 동계올림픽 주력 종목이었던 쇼트트랙에서 박승희만이 유일하게 '동메달'을 거머쥐자 국민들의 실망과 함께 악플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주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박승희와 이호석. 박승희는 '동메달'에 그쳤다는 이유로, 이호석은 미국 대표팀 선수와 함께 넘어져 결승 진출을 무산시켰다는 이유로 수많은 악플을 감내해야 했다.
이에 쇼트트랙 선수들은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하며 악플러들에게 일침했다.
14일(한국시간, 이하동일) 이호석과 함께 13일 열린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에 출전했던 신다운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이호석은 본래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기로 되어 있었으나, 노진규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출전하게 됐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이호석은 열심히 다시 몸을 만들고, 후배들의 계주메달과 군면제를 위해 노력했다.
신다운은 "저희들을 위해 그렇게 노력하신 분이 왜 비난받으셔야 합니까?"라면서 "제일 아쉬운 건 저희들인데 저희들이 괜찮다고 말하고 있는데 왜 여러분들이 욕을 하시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기까지 같이 와주신 것과 여기까지 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드립니다"라며 "지금 저희한테 미안해서 얼굴도 못 마주치시고 늘 같이하던 식사도 안하셨습니다. 이렇게 죄책감 느끼고 계시는 분한테 괜찮다고 위로는 못 해줄망정 욕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요?"라고 일침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발 부탁드립니다. 질타 좀 그만둬주세요"라고 당부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활약한 김민정도 악플러들을 향해 쓴 소리를 던졌다
김민정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승희 장하다"면서 "다 각자 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고 아무 말이라고 함부로 하는 거 아닙니다. 룰 좀 제대로 찾아보든가, 아니면 매번 관심있게 보든가"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 "우리 승희 너무 잘했네. 이쁜 승희 더 이쁘네. 우리나라 남은 경기도 힘내"라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13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이호석이 코너를 돌던 중 미끄러지면서 미국의 에두아르도 알바레스와 엉켜 넘어졌고 대표팀은 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