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나리 기자 (재미 저널리스트), 김도현 목사 (해외입양인 게스트하우스 '뿌리의 집' 원장)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우리의 관심이 절실한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0월 세 살짜리 한국 어린이가 미국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만인 지난 2월 1일 이 아이는 싸늘한 주검이 됐습니다. 의료진과 검찰이 주장하는 사망원인은 아동학대. 미국 전역은 들썩였고요. 이 양부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입양제에 관한 찬반논란이 다시 불거질 기세인데요. 먼저 자세한 사건의 경위부터 듣고 가죠. 미국 연결합니다. 재미 저널리스트 유나리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유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유나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망한 아이의 이름이 현수라고요?
◆ 유나리> 네, 정확한 남자의 이름은 매덕 현수 오캘런입니다, 입양 이후에.
◇ 김현정> 2010년생이 맞습니까?
◆ 방상아> 네, 2010년생이고요. 현지 나이로 세 살로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처음부터 사망상태로 발견된 게 아니고 처음에는 응급실로 실려갔다면서요?
◆ 유나리>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은 지난 2월 3일이고요. 현수 군이 처음에 병원에 간 것은 이것보다 이틀 전인 1일이었고요. 처음에는 쉐디그로브 어드밴티스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그때 도착했을 때 현수 군은 이미 의식은 없는 상태였고요. 두개골이 깨져서 앞머리와 뒷머리에서 계속 피가 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척수액과 같은 액체가 콧구멍이나 귓구멍을 통해서 척추까지 스며드는 그런 되게 안 좋은 모습이었다고 해요, 이미. 그래서 옷도 다 그런 액체들로 젖어있었고요. 실제로 현수 군을 현장에서 본 병원 관계자는 이제 헤드 투 토(head to toe)라고 하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상처가 나 있었다고 멍이랑 긁히거나 구타 자국이 많이 있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부모는 사고라고 하면서 아이를 데려온 건가요?
◆ 유나리> 예, 양아버지가 31일에. 그러니까 1일보다도 또 하루 전날이죠. 31일에 욕실에서 같이 형이랑 목욕을 하다가 넘어져서 어깨 부분을 부딪쳤다고 진술을 했어요. 그리고 또 당시에 아이가 울고 화나 있었다고 진술을 했고 달래다가 넘어졌다고도 얘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넘어진 것에 비해서 너무 상처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있었던 게 사건의 발단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1일날 아이를 보자마자 경찰에 신고를 했고요. 그때 바로 경찰에서 나와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1급 살인혐의로 체포가 됐네요?
◆ 유나리> 네, 1급 살인 혐의와 아동 학대로 인한 살해혐의로 체포가 됐습니다.
◇ 김현정> 양아버지 쪽에서는 지금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 유나리> 일단 지금 현재는 완전히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굉장히 이상한 부분이 이 양아버지가 진술한 내용으로는 바로 응급실로 데려온 것이 아니고 시트를 갈았다고 그래요. 묻어 있는 시트를 갈고 한 시간 동안 경과를 또 두고 봤다고 진술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욕실에서 넘어진 다음에 바로 데려간 것도 아니고 눕혀놨는데.
◆ 유나리> 그 하루가 또 지나고 눕혀놨는데 시트에 뭐가 묻어서 그래서 시트를 갈고 한 시간 동안 경과를 두고 봤는데 한 시간 뒤에 보니 애 상태가 더 안 좋아지고 그래서 또 바로 데려간 것도 아니고요. 애를 그때 또 씻겨서 응긍실에 데려갔다고 진술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서 본인은 그래도 계속 사고다, 주장하고 있고요?
◆ 유나리> 네. 사고라고 주장을 있는데 이제 현지에서는 아니, 어떤 부모가 아이가 그렇게 상태가 안 좋고 의식이 없는데 시트를 갈고 아이를 씻겨서 응급실에 데려가느냐,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이 말이 안 된다라는 거군요. 의식이 없는 아이를 목욕시켜서 응급실을 데려갔다 이런 부분들. 보니까 이 양아버지한테는 양아들 현수 말고도 친아들도 있더라고요?
◆ 유나리> 네. 일곱살 짜리 아들이고 이름은 에이런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일곱 살짜리 아들은 뭐라고 증언합니까?
◆ 유나리> 이 아들 같은 경우도 자기는 동생을 사랑했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증언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현지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를 구타하지 않았다면 사실 그다음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게 형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증언도 믿을 수 없다는 그런 상태고요. 그래서 부검 결과만을 가지고 이제 살해혐의를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 김현정> 부검결과만 가지고, 그러니까 증언은 효력이 없다, 부검결과를 가지고 재판을 진행해서 혐의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 말씀이시군요.
◆ 유나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과정에서 혹시 주변의 증언, 이웃들의 증언이라든지 이런 건 안 나옵니까? 평소에 어떻게 지냈다라든지 이런 거요.
◆ 유나리> 현재 이웃들의 증언은 조사가 된 바가 없고요. 조부모님 같은 경우도 자신의 아들 브라이언이 현수를 입양하기 위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애를 써왔고 그리고 아이를 입양한 순간부터 지난 4개월 동안 굉장히 사랑으로 키웠다고, 그럴 리가 없다고 증언을 하고 있거든요.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입양 이전의 가정조사 강화해야" (자료사진)
◇ 김현정> 엄마 얘기는 없습니까? 엄마 얘기, 양엄마?
◆ 유나리> 엄마인 제니퍼 같은 경우, 사고가 났던 당시에는 사실 아웃 오브 타운이라고 하죠. 그 주변 지역에 없었어요. 멀리 떨어져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지금 현재는 본인의 남편을 믿는다고 그럴 리 없다고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만약 구타로 인한 사망이 사실이 된다면 양부모가 될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이 입양을 한 셈이 되는데 이 양아버지 어떤 사람입니까?
◆ 유나리> 양아버지 같은 경우 실제로는 전혀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공무원이라면서요, 현직공무원?
◆ 유나리> 네. NSA, 국가안보국이죠, 국가안보국의 한국 책임자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그런 이유에서 한국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서 지난 3년 동안 봉사활동이라든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쳤다고 하거든요.
◇ 김현정> 원래 폭행 전과가 있다든지 아동 학대 전력이 있다든지 그런 건 아니고요?
◆ 유나리> 네, 전혀 없고요. 실제로 해병대 출신인데 이라크전에 참전해서 전쟁포로로 잡힌 미군들을 구조하는 작업에도 참가를 해서 사실 현수 군을 입양하는데도 그런 공로가 많이 인정이 됐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번 사건 보면서 지금 미국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유나리> 그런데 한인사회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운데요. 실제로 이 현수 군뿐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습니다. 입양아에 관련돼서.
◇ 김현정> 과거에도?
◆ 유나리> 얼마 전에는 13살 여자아이를 굶기고 구타하고 감금하고 이런 사건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는 미국이 입양천국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입양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행하게 사는 아이들이 너무 많으니까 입양을 좀 더 자세히 조사를 하고 더 맞는 가정을 찾아서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인사회가 지금 상당히 술렁이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알겠습니다. 현수 군 아동학대 의혹사건. 자세한 정황 들어봤습니다. 유나리 씨 고맙습니다.
◆ 유나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미국 현지의 재미 저널리스트 유나리 씨를 먼저 연결을 해 봤고요. 아직 1심이어서 죄를 100% 우리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설사 현수가 아니더라도 현재 해외 입양 시스템은 상당히 허술하다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분들이 있어서 연결을 합니다. 해외입양 한인들의 쉼터예요. '뿌리의 집' 원장 김도현 목사 연결해 보죠. 김 목사님 안녕하세요?
◆ 김도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현수 사건을 듣고는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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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슬프고 아프고 왜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는 가장 연약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우리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나라인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
◇ 김현정> 이번 사건, 결정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었다고 보시는 겁니까?
◆ 김도현> 좀 큰 틀에서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입양이라고 하는 게 하나의 산업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 산업적 성격 때문에 오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산업적 성격이요? 아니, 아이들을 좋은 데서 잘 크라고 보내는 거 아닙니까?
◆ 김도현> 다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아이 하나가 미국으로 입양가면 사실 국내에 입양기관들로,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약 1만 8000불에서 2만 3000불 정도의 입양 수수료가 한국으로 건너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입양기관들이 사실은 입양을 통해서 먹고사는 기관들이다, 이렇게 일단 입양산업 쪽에서만 보면 그렇고요. 예를 들어서 필리핀의 경우, 한 해외입양기관이 15명 이상의 아이를 입양해올 수 없다, 왜냐하면 입양기관들이 그걸 가지고 먹고 살면 안 된다라고 하는 대원칙이 적용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문제의 핵심 중에 하나가 가정조사가 제대로 됐냐, 안 됐냐 이런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입양기관이 산업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은 가정조사도 큰 의미를 가지기 참 어렵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입양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비교적 가장 전문성이 높은 사람들이 ‘타운홀 미팅’ 같은 곳에 가서 입양 예비부모들을 발굴하는 겁니다.
◇ 김현정> 타운홀미팅이 뭐예요?
◆ 김도현> 그러니까 동네 같은 데서 이제 사람들 만남을 조직을 해가지고.
◇ 김현정> 동네모임 한마디로?
◆ 김도현> 네, 그래서 이제 입양하라고, 입양은 이런 거라고 해서 입양 예비부모들을 발굴을 하죠. 첫째는 그런 게 있고 가정조사를 미국 한 입양기관이 예를 들어서 한 100명이 한다. 그러면 거의 99명이 합격하고 1명 정도 떨어지는데 떨어진 1명이 또 다른 입양기관에 가서 나 입양 하고 싶다 그러면 또 합격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저희 입양인들 중에도 실례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신병이 있어서 입양을 거절당한 사람이 다른 곳에 가서 신청한 후 아이를 입양해서 미국에서 키웠는데 그 자란 입양인들은 일생 동안, 자라는 내내 양부모에게 욕설과 구타와 학대를 당하면서 자란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 김현정> 정신질환이 있는 부모 밑에서 입양을 당해서.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 김도현> 그리고 많은 입양인들이 지금은 사실 돌아와 있는 사람들 중에 감옥에 가 있고 그런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입양을 간 가정에서 엄청나게 학대를 당하고 그리고 양부들은 전혀 처벌을 받지 않은 채로 아이들을 또 다른 주에 있는 가정으로 몰래 재입양을 시키고, 그래서 입양아들이 더 고생을 하고 그런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입양 중계가 큰 사실상 산업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틀 안에서 사실 인권이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그렇게 보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 경우를 보면, 현수 군의 경우를 보면 미국인 양아버지가 미국의 현지 공무원이었고요. 입양하기 위해서 상당히 오랫동안 정성을 쏟았답니다. 한국도 세 번이나 방문을 하고. 이 정도면 그럼 입양기관에서는 그래도 외형적인 조건을 다 검증을 하기는 한 거 아닙니까?
◆ 김도현> 그 사람이 공무원이라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울 충분한 조건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또 그 사람이 무슨 한국관련 직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아동을 입양하고 싶어했다? 이건 오히려 저희 같으면 감점요인이라고 생각하죠.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 김도현> 왜 그렇게 생각을 하냐면 본인이 아이를 키운다는 게 근본적인 생각이어야 되는데 ‘한국아이’라고 하는 게 중간에 끼어 있어서 그게 하나의 자기 가치의 일부로 작동한다면 그게 오히려 문제될 수 있고요. 이라크에 참전해서 무공훈장을 받았다라고 하는 것도 아이 키우는 거하고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전쟁용사가 미국 노숙인의 80%가 될 정도고 그 사람들이 대부분 깊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데요, 그러면 전쟁용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그런 부모의 조건이라고 생각되고요. 그리고 언론보도에 의하니까 큰 아들한테 동생 챙겨주고 싶어서 입양을 한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정도의 얘기가 나오면 오히려 자격이 없는 거 아니냐, 이렇게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동생이 무슨 장난감도 아니고.
◇ 김현정> 장난감도 아니고.
◆ 김도현> 있을 수 없는 거다. 그다음에 저희가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들여다 봤는데요. 거기에 들어가 보니까... 현수를 사실 저희는 살해했다고 보는데요, 이 사람이 지금 장기기증을 4건이나 했습니다. 그리고 장기기증 받는 쪽으로부터 ‘슈퍼히어로’라고 하는 그런 칭찬을 받고 있는데...
◇ 김현정> 현수 장기기증하겠다 이런 것도 계약을 했군요, 서약서를?
◆ 김도현> 네 그래서 ‘슈퍼히어로’가 됐습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은 어떻게 보면 무슨 공로를 세우는 것이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가진다고 그러면 입양도 하나의 공로가 될 수 있고 무공훈장도 될 수 있고 .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김도현> 이 가정조사 이렇게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뭐 재판 과정이니까 살해를 했다고 단정은 지을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좀 허술한 점을 지적해 주고 계시는 건데요. 입양시스템 어떻게 수술을 해야 된다고 어떻게 대안을 가지고 계세요?
◆ 김도현> 미국에서 입양 받을 사람의 가정조사를 하는데, 조사 후 승인을 받았더라도 한국에서 다시 검토를 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했듯이 산업적 가정조사의 성격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가정법원에서 가사조사관을 파견해서요, 입양당사자 그러니까 한국의 미혼모를 만나서 ‘진짜 아이를 입양보낼 수밖에 없겠느냐’라는 걸 확인하고 보고서를 판사에게 내고 또 가사조사관이 미국의 입양부모를 만나서 이 사람이 정말 자격이 있는지 검증을 해야 되는데 그런 거 지금 안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 손을 제대로 봐야 합니다.
◇ 김현정> 입양을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온 케이스를 워낙 많이 보고 그분들을 도와오신 분이기 때문에 허술한 시스템에 대해서 굉장히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계신데요. 이 사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저희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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