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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군기 사건 제보자 찾아라'…황당한 기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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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성군기 사건 제보자 찾아라'…황당한 기무사

    겉으로는 '무관용 원칙', 속으로는 '제보자 색출'

    (사진=자료사진)

     

    최근 군내 성군기 위반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군 기무사령부가 성군기 위반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내부자 색출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북핵실험 임박설로 특별 군기강 확립 지시가 내려진 지난달 24일 경기도 모 사단 소속 A 상사는 부하인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군 헌병대에 입건됐다.

    또, 경기도 모 여단 소속 B 중령은 여군 부사관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보직해임됐다.

    기무사 소속의 C 부사관 역시 지난달 11일 밤 상관인 여군 중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군내 성군기 위반 사건이 잇따르자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을 개정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9일에도 언론사 국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성군기 위반 사건이 발견되고 노출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다스리고 있다"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지속되는 성군기 위반 사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재발방지에 힘써야할 군이 말로만 '무관용 원칙' 운운하면서 뒤로는 이같은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내부자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군 기무사령부는 지난 3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성군기 위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제보자 색출작업에 나섰다.

    한 소식통은 "내부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기무사가 누가 언론에 제보했는지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기무사는 주요 무기나 작전계획 등 군사기밀이 외부에 유출됐을 경우 국방장관 등의 지시를 받아 유출자를 색출하곤 하지만 성군기 위반 사건 제보자 색출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기무사 요원들이 잇따라 성군기 위반 사건을 저지른 것이 언론에 보도되며 기무사의 군기강 해이 문제가 지적되자 보복 차원에서 내부자 색출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기무사 소속 C 부사관 외에도 기무사 D 대령은 지난해 말 같은 부대에 여직원과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오다 징계를 받았다.

    또 육군 모 사단 기무부대장 E 중령은 수년 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돼 보직해임됐다.

    심지어 기무사령부 F 소령은 후배 간부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의혹이 제기돼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고, 강원도 전방부대 기무요원 G 중사는 지난해 말 여군 숙소에서 속옷을 훔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처럼 기무사 내부에서 군기강 위반 사건이 잇따라 터지는데도 기무사는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기 보다는 제보자 색출에 나서 시선을 다른 곳에 돌리는데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이재수 기무사령관 취임 이후 자체 정화활동을 강화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기무사가 과거의 구태의연한 행태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기무사의 언론 제보자 색출이 김관진 국방장관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는지, 아니면 기무사 자체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밖으로는 성군기 위반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엄벌에 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제보자 색출에 나서며 겉다르고 속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장관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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