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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개국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드라마 ‘박정희’ 제작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채널A측은 내년에 방송을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방송가에서는 채널A를 비롯한 몇몇 종편PP가 드라마 제작을 아예 포기한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27일 방송가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TV조선은 5월 방송예정인 드라마 ‘굿바이마눌’과 ‘지운수대통’을 마지막으로 드라마 제작을 접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널A의 경우 드라마센터장으로 영입한 정세호 전 PD와 박희설 편성본부장이 퇴사해 현재 이영돈 상무가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 역시 100억원을 투자한 대작 ‘한반도’의 실패 이후 내부 분위기가 흉흉해져 드라마국을 총괄한 장윤택 전무가 고문으로 밀려났으며 김현준 콘텐츠 본부장은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의 자격’의 성공으로 분위기가 어느 정도 고무된 jTBC 역시 하반기 드라마 예산안은 삭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MBN은 이미 드라마, 예능 비중을 대폭 줄이고 보도 기능을 강화해 사실상 보도 채널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짙다.
종편사들의 이같은 내부 방침에 대해 방송관계자들은 예상했던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시청률이 바닥을 치니 광고주들이 발을 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라며 “제작사 입장에서도 차라리 종편사 작품을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제작비를 말도 안되게 책정할 뿐만 아니라 방송에 대한 인프라와 마인드가 전혀 없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우들과 제작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거대 신문을 토대로 한 종편사들이 방송에 대한 마인드가 무지하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일등신문을 주장하던 신문사들이 방송사를 차린 뒤 한방에 될 줄 알았다가 시청률이 저조하자 편성변경과 조기종영을 밥 먹듯이 했다”라며 “방송은 처음 4~5년간은 끊임없이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데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조기종영해버리면 어떤 시청자가 그 프로그램을 보겠나”라고 지적했다.
종편 드라마에 출연했던 한 배우 역시 “내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기 위해 TV를 틀고 기다렸는데 드라마가 방송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소리소문없이 편성이 변경됐다”라며 “주변에서도방송시간을 물어봤지만 배우인 나조차 시간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BestNocut_R]
한편 채널A 측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을 아예 접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올해 배정된 예산안까지 드라마를 제작한 뒤 여타 작품들은 내년 예산이 배정되면 제작한다는 뜻이다”라며 “드라마 ‘박정희’ 역시 내년에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