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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KBL 토종 빅맨, 누구 힘이 제일 셀까

    '누구 힘이 제일 셀까' KGC 오세근, KCC 하승진, 모비스 함지훈, 오리온스 이승현, SK 최부경, 삼성 김준일(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은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힘 좋은 장신들이다. 과연 이들 중 가장 파워가 넘치는 선수는 누굴까.(자료사진=KBL)

     

    최근 한국 프로농구(KBL)는 축복처럼 재능 있는 토종 빅맨들이 쏟아졌다. '라이언 킹' 오세근(200cm · 안양 KGC인삼공사)을 필두로 '버팔로' 최부경(200cm · 서울 SK)과 '기린아' 김종규(207cm · 창원 LG) 등 최근 3시즌 신인왕을 장신들이 휩쓸었다.

    올 시즌도 이변이 없는 한 신인왕은 빅맨이 차지할 전망이다. 23살 동갑내기 이승현(197cm · 고양 오리온스)과 김준일(202cm · 서울 삼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았지만 둘 중에서 신인왕이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L 역대 신인왕은 대부분 가드와 슈터 포지션이었다. 엄밀히 4, 5번 장신은 02-03시즌 김주성(205cm · 원주 동부), 08-09시즌 하승진(221cm · 전주 KCC)뿐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골밑을 점령하면서 토종 센터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된 부작용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토종들도 충분히 용병들에 맞설 만한 하드웨어를 갖췄다. 왕년 서장훈(41 · 207cm), 전희철 SK 코치(42 · 198cm), 현주엽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0 · 195cm) 등 흑인 선수들과 대등했던 프로 초창기 '토종 빅맨 전성시대'의 재현을 기대할 만하다.

    그렇다면 과연 최근 골밑을 지배하는 토종 빅맨들의 하드웨어는 어떨까. 어떤 선수가 리그를 압도할 만한 힘과 체격을 갖췄을까. 또 신체적 열세를 만회할 만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을까.

    ▲김준일-이승현, 힘과 기술 '으뜸과 버금'

    농구, 특히 골밑에서는 키가 중요하다. 림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치명적이다. 하지만 신장 외에도 무시할 수는 없는 요소가 있다. 골밑에서 버티거나 밀고 들어갈 힘이다. 키를 커버할 수 있는 게 힘이다. 현주엽 위원이나 미국 프로농구(NBA) 찰스 바클리(52 · 198cm) 등 '단신'들이 골밑을 휘저을 수 있었던 이유다.

    신장은 이미 선수들마다 잘 알려진 수치다. 그렇다면 힘은 어떨까. 체중은 힘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부분과 후천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또 역도나 레슬링처럼 근력이 경기력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종목이 아닌 만큼 농구에서 선수들의 힘을 수시로 측정하지는 않는다.

    '절대 뒤질 수 없다' 올 시즌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 김준일(왼쪽)-오리온스 이승현.(자료사진=KBL)

     

    다만 시즌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KBL에서 실시한 신체검사 결과를 참고할 만하다. 신장과 체중뿐 아니라 악력과 근력 등도 측정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인 중에서는 김준일이 압도적이다. 손의 쥐는 힘인 악력에서 82kg으로 전체 39명 중 단연 1위다. 여기에 유연성도 1위(윗몸 앞으로 굽히기 25cm), 윗몸 일으키기 9위(34회), 민첩성도 14위(청각 반사 311msec)였다. 김준일은 108.4kg에 골격근량이 58kg, 몸무게 절반 이상이 근육이다. 체지방률은 7.4%에 불과하다.

    이승현도 힘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 악력이 전체 2위(65.9kg)였다. 105.8kg 체중에 골격근량이 53.2kg이었다. 체지방률은 13.9%였다. 다만 유연성 8위(21.5cm), 윗몸 일으키기 19위(31회), 민첩성은 37위(390msec)였다.

    다만 이승현은 다소 떨어지는 순발력을 탁월한 감각으로 극복한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김준일은 신체의 장점을 잘 살리는 센터고, 이승현은 농구 센스가 좋다"고 평가했다.

    ▲오세근-하승진-최부경-함지훈도 '한 힘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선배들은 어떨까. 하드웨어에서는 오세근을 빼놓을 수 없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몸매로 외국인에도 전혀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2011-12시즌 입단 당시 오세근은 106.2kg에 골격근량이 53kg이었다. 악력은 64.6kg으로 올 시즌 신인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유연성은 27.6cm로 당시 1위에 민첩성도 218msec로 당시 2위로 올 시즌 신인보다 나았다. 또 그동안 벌크업에 경험까지 쌓은 오세근은 올 시즌 신인들과 밀리지 않는 운동 능력을 보이고 있다.

    2012-13시즌 최부경은 104.8kg에 골격근량이 53.9kg으로 역시 든든한 체격을 갖췄다. 다만 유연성이 16.2cm(당시 21위), 민첩성 279msec(26위)로 다소 떨어졌다. 당시 악력 측정은 없었다.

    하드웨어만 보면 08-09시즌 신인왕 하승진(221cm · 전주 KCC)이다. 역대 최장신에 한때 150kg까지 나갔던 거인이었다. 군 제대 후 올 시즌 살을 뺐지만 여전히 용병도 부담스러워 하는 체격이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악력 측정은 없었다. 유연성만 15위(18.2cm), 민첩성 36위(338msec)였다.

    '아직은 내가 더 위인 것 같은데?' 동부 김주성(오른쪽)과 LG 김종규는 호리호리한 체격에 힘은 다소 밀리지만 스피드와 점프력으로 정상급 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자료사진=KBL)

     

    지난 시즌의 김종규는 아쉽게 신체검사를 받지 못했다. 경희대 재학 중이라 대회 출전 때문에 빠졌다. 엉덩이 힘의 최강자 07-08시즌의 함지훈(198cm · 울산 모비스)도 자료는 없다. 08-09시즌부터 KBL이 신인들에 대한 신체검사를 본격적으로 실시, 자료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김종규는 올 시즌 상대한 빅맨 중 가장 힘이 좋은 선수로 김준일을 꼽았다. "타고난 힘의 차이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나중에 체중을 좀 늘리는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 힘의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준일이 이들 중 최고 빅맨은 아니다. 현주엽 위원은 "최근 빅맨들이 장단점이 있지만 잘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김주성, 함지훈, 오세근 외에는 아직 정상급 선수라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자기의 조건에 맞게 기술과 경험을 보완하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김주성(205cm · 원주 동부)은 힘에서는 다소 뒤지지만 높이와 스피드로 KBL를 지배했다.

    과연 KBL 최고의 빅맨은 누구일까. 신체적 조건과 후천적 노력의 조화를 이뤄 팀을 정상에 올리는 선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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