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창(왼쪽부터), 사핀, 이바니세비치, 곤잘레스 등 테니스 전설들이 '기아 챔피언스컵 2015'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회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임종률 기자)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희망 정현(19 · 삼성증권 후원)에게 세계 테니스 전설들이 뜻깊은 조언을 건넸다. 1989년 프랑스 오픈 단식 우승자 마이클 창(43·미국)과 2001년 윔블던 우승자 고란 이바니세비치(44·크로아티아) 등이다.
둘은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2015' 공식 기자회견에서 세계 랭킹 52위까지 오른 정현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보완점도 덧붙였다.
먼저 중국계 미국인인 창은 같은 아시아권 출신 선수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과거에는 아시아권 대회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늘어나 미국과 유럽에 가지 않아도 수준급 대회에 나갈 기회가 늘었다"고 전제했다.
중요한 것은 코칭스태프라는 것이다. 니시코리 게이(6위·일본)를 지도하는 창은 "니시코리나 중국 여자 선수 리나 등은 모두 외국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면서 "한국 선수들도 좋은 지도자를 만난다면 톱10에 들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한국에는 이형택과 정현과 같은 선수가 있어 발전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자료사진=윤성호 기자)
이바니세비치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그는 "정현은 앞으로 테니스의 미래가 될 자질을 갖췄다"면서 "스트로크 실력이 뛰어나고 서브에 힘을 주는 등 좀 더 보완하면 앞으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4년 은퇴한 이바니세비치는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마린 칠리치(14위·크로아티아)를 지도하고 있다. 칠리치는 올해 정현에 두 번 모두 이겼다. 이바니세비치는 "둘의 대결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정현이 보르나 초리치, 타나시 코키나키스 등과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둘은 이번 대회 임하는 각오도 다졌다. 이번 대회는 ATP 그랜드슬램 우승자와 준우승자, 세계 1위 출신 은퇴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비록 현역에서는 물러났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창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니시코리 코치를 맡으면서 훈련해왔다"고 밝혔다. 이바니세비치도 "이번 대회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지만 역시 선수를 지도를 하면서 훈련을 해왔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과 이바니세비치는 24일 각각 마라트 사핀(35 · 러시아), 페르난도 곤살레스(35 · 칠레)과 예선을 치른다. 승자는 25일 결승과 3, 4위 대결을 펼친다. 사핀은 2000년 US오픈과 2005년 호주오픈 정상에 올랐고, 곤살레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