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최고지도자가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1949년 분단 이래 처음으로 갖는 정상회담은 한반도 상황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1927∼1936년과 1946∼1949년 1, 2차에 걸친 내전 끝에 분단을 맞았다.
이후 무역, 교통, 서신왕래 등 관계를 단절하는 '삼불통'(三不通) 정책을 실시하고 민간교류도 엄격히 금지하며 극도의 대립관계를 이어가다 1992년 '92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 합의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양측은 경제, 인적교류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고, 이날 오후 3시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마주앉는 데까지 이르게 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역사적 회담으로 평가될 이번 만남이 양안협상의 정치·군사 영역으로의 확대와 관계 해빙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우리로서는 양안의 정상회담이 지근거리에 있는 한반도의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가 큰 관심거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고, 우리 입장에서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과 북은 지난 8월 25일 남북고위급접촉을 통해 민간교류 확대와 이산가족 상봉, 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지만, 아직 당국회담과 관련해선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21일과 24일, 10월 30일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 예비접촉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사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당국회담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향후 남북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술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남측이 흡수통일 노력으로 비춰질 수 있는 통일외교에 집중하면서 북측에 적절한 대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