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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했지만 희비 갈린' 추신수·이대호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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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훈했지만 희비 갈린' 추신수·이대호의 첫 만남

    34살 동갑 친구, 韓 메이저리거 타자 최초 선발 대결

    '반갑다, 친구야' 6일(한국 시각) 한국인 메이저리거 야수 최초로 선발 맞대결을 펼친 텍사스 추신수(왼쪽)와 시애틀 이대호.(자료사진=구단 홈페이지)

     

    34살 동갑내기 친구들이 야구를 시작한 지 25년 만에 '꿈의 무대'에서 조우했다. 추신수(텍사스)와 이대호(시애틀), 부산에서 도원결의를 맺은 둘의 만남은 훈훈했지만 희비가 교차했다.

    둘은 6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경기에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나섰다. 역대 한국인 빅리거 타자의 최초 선발 맞대결이었다.

    전날 두 팀은 개막전 경기를 펼쳤지만 두 선수가 선발로 맞붙진 않았다. 추신수는 2번 타자 우익수로 나섰지만 벤치에 있던 이대호는 대타로 나왔다.

    그러나 6일 역사적인 첫 한국인 야수 선발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추신수는 전날과 같이 명단에 올랐고, 이대호는 8번 타자 1루수로 데뷔 첫 MLB 선발 출전했다. 텍사스 선발이 좌완 마틴 페레스라 우타자인 이대호가 기회를 얻었다.

    한국 선수의 MLB 투타 대결은 그동안 여러 번 있었다. 2004년 김선우와 최희섭을 시작으로 2013년 류현진과 추신수까지 15번 펼쳐졌다. 그러나 야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2005년 추신수와 최희섭, 지난해 추신수와 강정호가 뛰었지만 맞대결은 없었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어린 시절 야구를 함께 시작한 친구 사이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시절 추신수의 권유로 이대호가 야구에 입문했다. 이후 추신수는 부산고를 거쳐 미국으로 진출했고, 경남고 출신 이대호는 롯데와 일본을 거쳐 올해 친구의 뒤를 따랐다.

    경기에서 둘의 만남은 일찍 이뤄졌다. 1회말 텍사스 공격 때 추신수가 1사에서 상대 일본인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의 공에 몸을 맞아 출루했다. 자연스럽게 시애틀 1루수 이대호와 만났다.

    이대호는 추신수가 걸어오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친구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엉짱으로 인정받은 추신수였다. 이후 둘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등 훈훈한 장면을 만들었다.

    ▲개인 성적은 추신수, 팀 승리는 이대호

    다만 경기에서는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추신수는 '출루 머신'이라는 별명답게 시즌 첫 멀티출루(1경기 2번 이상 출루)를 이뤘지만 이대호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에 걸리면서 데뷔 첫 안타를 다음으로 미뤘다.

    추신수는 2-2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이와쿠마로부터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1사 후 애드리언 벨트레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추신수는 후속 미치 모어랜드 타석 때 과감하게 3루를 훔쳤다. 전날 아쉽게 무산된 시즌 1호 도루를 기록했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다.

    2-4로 뒤진 7회도 추신수는 선두 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호엘 페랄타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이날만 세 번째 출루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연속 내야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 추신수는 더 이상 진루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진하게 아쉬움이 남았다. 이대호는 1-0으로 앞선 2회 1사 1, 2루 첫 타석에서 페레즈의 2구째를 잘 맞췄으나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병살타로 물러났다.

    4회는 더 아쉬웠다. 2-0으로 앞선 4회 2사 1루에서 이대호는 페레즈의 3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데뷔 첫 안타성 타구는 그러나 MLB에서 가장 빠른 상대 중견수 델리노 드실즈의 수비 시프트에 잡혔다.

    이대호는 7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상대 투수가 우완 토니 바넷으로 바뀌면서 좌타자 루이스 사디나스가 나섰다. 사디나스가 삼진으로 물러나 이대호의 아쉬움은 더 컸다.

    하지만 승부에서는 희비가 뒤바뀌었다. 전날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린 추신수의 텍사스가 3-2로 이겼지만 이날 시애틀은 달랐다. 2-2로 맞선 7회 2점에 이어 8회도 대거 4점을 뽑아내는 등 10-2로 이겨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개인 성적과 팀의 승패가 서로 엇갈렸다. 친구는 이날 사이좋게(?) 무안타에 그쳤다. 추신수는 이날 3번 출루했지만 나머지 2타석에서는 안타가 없었다. 이대호 역시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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