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당연한 결과…기록과의 싸움 남아
-박태환, 수영 정말 좋아한다 느껴
-이번 올림픽 놓치면 사실상 희망없어
-잘못 충분히 인정, 그러나 마지막 기회를
-대한민국의 아들… 귀화 고려조차 안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민상(전 국가대표 감독)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영의 박태환 선수. 어제 하루 종일 대단한 화제였습니다. 국가대표선발전을 겸해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1500m에 이어 어제 200m에서도 또 1등을 했기 때문인데요. 박 선수는 저희가 여러 차례 알려드린 것처럼 도핑 파문 때문에 지금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국제적인 처벌은 이미 만료가 됐지만, 우리나라 체육회 규정 때문에 못 나가게 된 거죠. 박태환 선수를 지금 지도하고 있는 스승입니다. 노민상 감독이 꼭 좀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다 합니다. 직접 만나보죠. 노 감독님, 나와 계십니까?
◆ 노민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박태환 선수는 지금도 연습 중이라고요?
◆ 노민상> 그럼요. 오늘 새벽에 또 연습을 했습니다.
◇ 김현정> 오늘은 몇 미터 출전하죠?
◆ 노민상> 400m에 출전하죠.
◇ 김현정> 400m. 오늘 컨디션은 어때요? 오늘도 좀 1등 하겠습니까?
◆ 노민상> 1등은… 당연히 1등 할 거고요. 우리가 기록을 얼마만큼, 그동안에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훈련했던 거에 비해서 얼마만큼 나올 수 있느냐 그게 중요하죠.
◇ 김현정> 내일 100m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데 그럼 내일도 목표는 1등인가요?
◆ 노민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4관왕이 되는 건데.
◆ 노민상> 네.
박태환 선수
◇ 김현정> 그런데 노 감독님, 박태환 선수가 아무리 3관왕 아니라 4관왕을 해도 현행 체육회 규정대로라면 리우올림픽은 못 나가는 거 아닙니까?
◆ 노민상> (한숨) 가슴이 좀 아프죠.
◇ 김현정> 어제 그러셨어요. '물러설 데가 없다. 박태환은 대한민국 수영에 유일무이한 세계 경쟁력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데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노민상> 저는 그 18개월 동안에 그 선수가 좌절과 그런 속에서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거든요.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데요. 이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얼마나 여러 가지 제한적인 게 있었겠어요.
그러나 그걸 다 이겨내고 있는데 이런 걸로 인해서 물론 당연히 그 규정을 따라야 되고 하겠지만 그래도 그 스승으로서 얘기 드리자면 기회는 한 번 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죠.
◇ 김현정> 즉,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지금 잘못 안 했다는 거 아니다, 하지만?
◆ 노민상> 네. 그럼요.
◇ 김현정> 국제적으로 받아야 될 벌은 다 받았으니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
◆ 노민상> 예. 용서해 달라 그거죠.
◇ 김현정> 이거는 그냥 노민상 감독님 말씀입니까? 아니면 박태환 선수도 같은 이야기를 하나요?
◆ 노민상> 아마 선수도 저하고 똑같은 심정일 거예요.
◇ 김현정> 옆에서 지금 계속 보고 계시잖아요. 운동하는 거, 연습하는 거.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 노민상> 저는 태환이가 지금까지 쭉 지켜보면서… 참 어렵거든요. 훈련에 임해가지고, 나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또 팀의 어린 아이들 가르치는 모습 보고 진짜 수영을 진짜 좋아하는 친구구나 이런 걸 너무 많이 느꼈어요.
◇ 김현정> 안타까운 생각이 드시는 거예요. 이번에 리우올림픽 못 나가면 사실상 나이로 봤을 때 다음 올림픽은 좀 어려운 건가요? 메달 따기는?
◆ 노민상> 이제는 좌절을 먼저 해버리니까, 희망이 없는 거니까요. 그게 이제 무너지는 거죠.
노민상 감독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금 청취자 1257님 외에 문자도 들어옵니다만. 그래, 국제 규정에 대한 처벌 다 받은 건 안다. 하지만 국내 규정에 따르면 국제적인 벌을 다 받은 만료된 그 시점부터 3년간 국제대회를 못 나가게 한 건 스포츠맨십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겠느냐, 즉 메달 못 따도 좋으니 자랑스러운 체육인이 돼야 되는데 박태환 선수는 약물복용이라는, 즉 스포츠맨십을 어긴 거 아니냐. 그렇다면 국내규정 따라야 된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민상> 물론 이제 그게 규정이나 모든 걸 봤을 때는 맞는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 하나 잘못을 안 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저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다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선수한테 자성과 반성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면, 저는 다시 한 번 그 성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고 반성하고 있고 그렇다면 기회를 한 번 주시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죠.
◇ 김현정> 청취자 이은노님. '벌을 이미 국제적으로는 받았는데 체육회가 좀 너무하다, 본인들에게나 좀 엄격했으면 좋겠다' 이런 문자도 들어오는데요. 청취자 문자 중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CAS라는 곳이 있죠?
◆ 노민상> 네, 있습니다.
◇ 김현정> 몇 년 전에 여기에서 이중처벌은 하지 말라는 판결이 다른 나라 선수한테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도 여기 좀 가져가보면 어떻겠느냐, 이런 의견 들어옵니다.
◆ 노민상> 저희는 그런 것보다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따르고 싶고요. 또 따라야 되는 것이 당연하고요. 그렇지만 한 번 기회를 주시면 멋지게 재기하는 모습을 스승으로서 꼭 보고 싶거든요. 그게 제 마음입니다.
◇ 김현정> 기회를 한번 달라, 지금 그 얘기만 계속 반복하고 계세요. 그만큼 절실하다는 이야기신데요. 청취자 2824님이 '박태환 선수도 스케이트의 안현수 선수처럼 러시아로 귀화하세요' 이런 문자가 지금 들어오는데 아닌 게 아니라 스포츠평론가 최동철 씨가 얼마 전에 제2의 안현수 사태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혹시라도 이런 것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을까요, 박 선수가?
◆ 노민상> 안현수 선수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 했겠습니까. 그러나 저희는 대한민국의 아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추호도 안 해 봤습니다. 또 그렇게 할 의향도 없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체육회가 지금 제발 봐 주십시오, 한 번만 더 기회 주십시오 이런다고 해서 지금 문을 열 것 같지 않습니다. 저희가 지난주에 인터뷰했지만 아주 입장이 확고하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정말 못 나가는 건데요?
◆ 노민상> 그렇다 치더라도 저희는 그 룰을 따라야 되지만 그것이 어떤 특정인에 의해서 규정을 바꿔달라는 얘기는 아니었고요. 박태환 선수가 왜 특정인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꾸만 특정인이라고 단서를 다는데요.
◇ 김현정> '왜 박태환만', 이런 얘기를 하죠?
◆ 노민상> 예. 그런데 그건 아니고요. 다만 그 규정이라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 그 규정을 만들고… 물론 당연히 그런 규정을 만들어서 스포츠인들이 그 규정을 따라야 되지만요.
◇ 김현정> 규정이 있는 한 따라야 하지만?
◆ 노민상> 예. 그러나 우리는 또 한쪽에 이게 있잖아요. 반성과 그런 시간이 있을 때 규정도 거기에 따라 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죠.
◇ 김현정> 바뀌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박태환 선수가 사실 오늘 직접 나오기를 저희가 부탁드렸는데 시합 중이라 그게 당연히 어려웠고, 대신 좀 국민들께 전해달라고 한 이야기가 있다고요?
◆ 노민상> 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노민상> 용서해 주시고… 또 저희는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요. 또 그렇게 할 거고요. 거기까지 기록을 올리기까지 그 선수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습니까. 때로는 울기도 했고요. 때로는 아파도 이런 데 와서 연습을 했고요. 이런 것들이 저는 아깝다는 거죠.
◇ 김현정> 용서해 주십시오가 박태환 선수 말이군요, 그러니까. 꼭 하고 싶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태환 선수를 지금 지도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노민상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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