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쑤닝 그룹에 인수돼 부자구단이 된 장쑤는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대동할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클럽이 됐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클럽은 단연 장쑤 쑤닝이다. 1958년 창단한 장쑤는 지난 겨울 클럽 역사를 뒤바꾸는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바로 중국 굴지의 가전유통업체 쑤닝 그룹이 구단을 인수하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광저우 헝다와 함께 중국 슈퍼리그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장쑤는 지난 겨울 중국 슈퍼리그가 선수 영입에 쏟은 금액의 1/3이 넘는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선수단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단순히 거액만 쏟아 부은 것이 아니라 높은 명성의 유명 선수를 영입하며 단숨에 중국 슈퍼리그의 우승 후보 반열에 올라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FC에서 활약하던 브라질 국가대표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데려왔고, 브라질 대표 경력의 공격수 조도 영입했다. 무엇보다 장수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던 계기는 촉망받는 브라질 출신 신예 공격수 알렉스 테세이라의 영입이다.
장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로 이적이 유력했던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소속 테세이라의 영입을 위해 무려 5000만 유로(약 670억원)의 이적료를 투자했다. 하미레스의 이적료 2500만 파운드(430억원)와 조의 이적료200만 유로(27억원)를 더해도 테세이라의 이적료보다 적은 액수다.
세계적인 명성의 선수 세 명을 데려오는데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장쑤는 빠르게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에서는 9위에 머물렀던 장쑤는 올 시즌 광저우 헝다와 함께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팬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장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E조 6차전에 대규모 원정응원단이 이를 입증한다. E조 1, 2위가 맞붙은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총 1000명의 중국 축구팬이 찾았다.
알렉스 테세이라(왼쪽)와 조(오른쪽) 그리고 하미레스까지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세 명은 장쑤를 일약 중위권에서 정상급으로 끌어올린, 또 엄청난 인기를 얻게 한 주역이다.(사진=아시아축구연맹 제공)
전북 관계자는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500장, 중국에서 넘어온 축구팬이 500장 입장권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대규모 중국 응원단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원정석을 채운 중국 응원단의 절반은 경기 내내 응원을 하며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을 격려했다. 나머지 절반은 장쑤의 유니폼 색상인 파란색 셔츠를 맞춰 입었지만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중국에서 넘어온 축구팬의 경우 각자가 거래한 여행사의 스케줄에 따라 서울 등에 머물다 경기가 열리는 4일 낮 전주로 넘어왔다. 이들은 짧게는 1일, 길게는 2일간 전주에 머물며 축구와 관광을 겸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대규모 중국 응원단 외에도 상당히 많은 중국 취재진이 몰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장쑤의 상당한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국내 취재진과 맞먹는 수의 중국 취재진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테세이라의 동점골과 조의 역전골에 환호했지만 임종은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 그들은 조용하게 경기를 지켜볼 뿐이었다.
비단 이날 경기에서 침묵했던 것은 중국 취재진만은 아니었다. 경기 2시간 전부터 열광적인 응원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던 장쑤 원정 응원단도 레오나르도의 선제골이 터진 전반 19분에 이어 후반 23분 임종은의 동점골이 터진 순간 일순간 찬물을 뿌린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후반 내내 경기가 이어질 때까지 그들의 환호는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