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던컨. (사진=NBA 인스타그램)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센터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이 코트를 떠난다.
던컨은 12일(한국시간)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던컨은 1997년 NBA 무대를 밟은 뒤 19년 동안 샌안토니오에서만 뛰면서 우승만 5차례 차지했다. 정규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등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다.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시즌 전부터 은퇴를 선언하면서 화려하게 코트를 떠난 반면 던컨은 기자회견도 없이 조용히 떠났다. 평소 화려함보다 기본기에 충실했던 경기 스타일처럼 은퇴 순간도 조용했다.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던컨은 코트를 떠나는 것 같은 개인적인 일에 대해 알리거나 감정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모두 은퇴 방식은 다른 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센터를 넘어선 NBA 최고의 선수던컨은 최고의 센터를 넘어 NBA 최고의 선수였다.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졸업 후 1997년 전체 1순위로 샌안토니오에 입단한 던컨은 첫 시즌부터 올-NBA 퍼스트팀에 선정됐다. 그리고 직장폐쇄로 단축된 1998-1999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데이비드 로빈슨이 있었지만, 팀 성적은 썩 좋지 못했던 샌안토니오가 NBA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한 시기다.
2001-2002시즌과 2002-2003시즌 연거푸 MVP를 수상했고, 2002-2003시즌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4-2005시즌에도 우승의 주역이었다. 샌안토니오의 우승은 곧 던컨의 챔피언결정전 MVP였다.
이후 2006-2007시즌과 2013-2014시즌은 조력자 이미지였다. 물론 던컨의 활약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MVP는 토니 파커, 카와이 레너드가 받았다.
샌안토니오에서만 19시즌. 던컨은 정규리그 1392경기를 소화하며 통산 2만6496점(14위, 평균 19점) 1만5091리바운드(6위, 평균 10.8개) 3020블록슛(5위, 평균 2.2개) 4225어시스트(평균 3개)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평균 20.6점 11.4리바운드 2.3블록슛 3.0어시스트로 더 강했다.
던컨의 위대함은 동시대에 뛰었던 선수들과 비교로도 알 수 있다.
ESPN의 WARP(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 따르면 던컨은 19시즌 동안 284를 기록했다. 평균 15.0. 샤킬 오닐(평균 13.9), 케빈 가넷(평균 12.3), 제이슨 키드(평균 13.5), 코비 브라이언트(평균 10.9), 덕 노비츠키(평균 11.9) 등 동시대를 풍미한 전설들보다 앞선다.
플레이오프 WRAP 역시 51로 이들 가운데 최고다.
한편 던컨과 스퍼스가 19시즌 동안 기록한 1072승(438패)는 지난 19년 동안 NBA 최다승이다. NBA를 넘어 미국 프로 4대 스포츠 가운데서도 최다승 기록이다.
신인 시절 팀 던컨(왼쪽)과 5번 우승을 차지한 뒤의 팀 던컨. (사진=NBA 인스타그램)
◇굿바이 던컨…"당신은 최고였어요"던컨의 은퇴 소식에 NBA 스타들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던컨보다 조금 먼저 코트를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는 ESPN을 통해 "던컨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치열한 사람이었다"면서 "나는 던컨이 코트에서 보여준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팀 동료 마누 지노빌리는 트위터에 "물론 이런 날이 올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뉴스를 보면서 울컥했다. 던컨과 함께 한 14시즌은 큰 영광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올 시즌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트위터를 통해 "티미, 당신이 나와 NBA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나. 놀라운 경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