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막내 황희찬은 독일과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예선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을 향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독일을 상대로 승점을 가져오겠다는 약속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예선 C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주고 아쉬운 3-3 무승부를 거뒀다.
피지와 1차전을 8골차 대승으로 마친 한국(1승1무.승점4)은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독일(2무. 승점2)과 2차전에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다. 앞선 경기에서 멕시코(1승1무.승점4)가 피지(2패)를 5-1로 꺾은 만큼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독일과 경기에서 승점을 얻어야 했다.
결국 기대 이상의 난타전을 펼친 끝에 6골을 주고받은 한국은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 석현준(포르투)의 연속 골로 귀중한 승점 1점을 손에 넣었다. 더욱이 승점이 같을 경우 골 득실로 순위를 결정하는 만큼 피지전 대승의 효과가 계속됐다.
한국이 골 득실에서 +8로 가장 앞서 C조 선두가 됐고, 멕시코는 +4로 2위다. 피지와 최종전서 승리가 유력한 3위 독일은 두 경기에서 5골을 넣고 5골을 내줘 골 득실은 0이다. 한국은 멕시코와 조별예선 3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경우 1차 목표였던 8강에 진출한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황희찬의 선제골이 터지자 대회 직전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송주훈의 등 번호 4번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기뻐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 감독은 이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지만 경기 초반부터 독일의 기세가 무서웠다. 한국은 좀처럼 중앙선을 넘지 못했고, 어렵게 반격의 기회를 잡더라도 제대로 된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독일이 주도권을 잡고 경기하는 가운데 한국은 전반 25분 힘겹게 잡은 기회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선제골로 마무리했다.
권창훈(수원)이 낮게 코너킥한 공을 정승현(울산)이 수비 두 명의 방해를 극복하고 머리로 문전의 황희찬에 내줬다.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은 반대쪽 골대를 겨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상대 수비의 걷어내려는 동작보다 공의 속도가 빠른 덕에 골대를 맞고 골이 됐다.
한국의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선제골이 나온 지 8분 만에 세르주 나브리(아스널)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이 왼쪽 측면으로 흘린 공을 잡은 나브리가 페널티 박스로 파고들어 반대쪽 골문을 향해 때린 슈팅이 그대로 동점골이 됐다.
비록 동점골을 내줬지만 골키퍼 김동준(성남)의 계속된 선방 덕에 1-1의 균형을 이어온 한국이지만 후반 10분 다비 젤케(라이프치히)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2분 만에 상대 골키퍼 다리 사이로 때린 슈팅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교체 투입된 석현준이 후반 41분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두 경기 만에 8강 진출을 확정할 기회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