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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왜 하필 올림픽에서" 박태환의 고통,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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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왜 하필 올림픽에서" 박태환의 고통, 누구를 탓하랴

    수영대표 박태환이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아쿠아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종료 후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태환은 49초24의 기록으로 조4위를 차지했지만 전체 17위 밖으로 밀려나며 16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토드 던컨 코치는 자유형 200m 예선을 뛰고 나온 박태환에게 마음이 많이 급했냐고 물었다. 박태환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영문을 몰랐다.

    던컨 코치는 박태환이 출발을 앞두고 손을 떨고 있었다고 했다.

    박태환은 깜짝 놀랐다. "스타트를 할 때 손을 떠는 모습을 봤다더라. 난 몰랐다. 자기가 잘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고 하길래 왜 미안해하냐고 했다.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세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결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2016 리우올림픽 수영에서 주종목 자유형 400m과 자유형 200m 예선 탈락을 경험한 박태환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아쿠아틱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도 32위에 그쳤다.

    던컨 코치는 박태환이 감각만 올라오면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시합을 즐길 줄 아는 선수라고 믿는다. "그런 부분에서 네가 많이 급해보였다"며 박태환을 위로했다.

    박태환도 인정했다. "뭔가 다급했던 것 같다. 준비 과정도 그렇고 레이스를 하면서도 평소와 달랐다"며 아쉬워했다.

    박태환은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져있었다. 체력과 힘도 떨어져있었을 것이다. 박태환은 도핑 양성반응 때문에 18개월동안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기간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국제대회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후 국가대표 자격을 되찾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마음의 부담을 안은채 훈련을 해야했다.

    그래도 박태환의 감각이 크게 떨어져있는 가장 큰 이유를 찾으라면 징계 이후 대한체육회와의 갈등 때문이 아니라 도핑 양성반응 파문 그 자체 때문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로 인해 징계를 받았고 잃어버린 18개월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박태환은 도핑 양성반응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먼저 박태환은 "나와 코치가 서로 알지만 준비 시간이 두달도 채 안되기 때문에 베스트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미안하다는 코치의 말에 너무 울컥했다. 리우에 와서는 슬픈 모습을 안 보여야지 하면서도 아쉽다, 죄송하다 등 그런 말들을 해야하는 현실이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생각했을 때 안 좋은 '그 일' 때문에 이런 생각과 많이 연관지을까봐,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으면서도 속상하더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박태환은 "왜 하필 나의 꿈이자 20대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이런 성적을 보여야만 하는지 마음이 안좋다"며 "200m 때는 레이스를 하면서 화가 난 게 내 수영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터치패드를 찍고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 왜 하필 이 무대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라며 아쉬워 했다.

    박태환은 대회 기간 내내 부담감과 싸웠다. 큰 파문을 겪었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다. 박태환은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올림픽을 즐겼던 지난 2번의 대회에서의 마음가짐과는 완전히 달랐다.

    도핑 양성반응 파문은 박태환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사라졌고 더 많은 부담감과 싸워야 했다. 그렇지만 누구를 탓하랴.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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